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5% 하락한 4만2520.9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2% 떨어진 5778.15,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35% 하락한 1만8285.1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작년 미 대선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고, 나스닥지수는 장초반 지난해 12월1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2만173.89)에서 약 10% 하락하면서 조정영역에 근접했다. 오후 들어 엔비디아 등에 저가 매수세가 흘러들어오면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끝내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3.2% 상승한 23.51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협박용 또는 협상용이라는 월가의 관측과 달리 실제 관세가 부과되면서 투심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와 중국산 제품에는 20%포인트 추가 관세를 물렸다. 중국과 캐나다는 즉각 보복 관세 공격에 나섰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오는 9일 대응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캐나다의 보복 공격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상응하는 상호관세를 즉각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던지는 등 관세전쟁이 보다 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저는 이를 조건부 조정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트럼프가 관세를 얼마나 유지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라퍼 텡글러 인베스트먼트의 낸시 텡글러는 “이번 조정은 관세로 인해 촉발됐고, 관세가 얼마가 될지뿐만 아니라 관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분석해야 한다”며 “단기적이라면 장기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다”고 분석했다.
◇“가격인상 불가피”…타겟 3%, 베스트바이 13.3%↓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업들은 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인상에 나설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부담에 소비가 줄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적정 가격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타겟의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앞으로 며칠간 농산물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미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타겟이 겨울철에 멕시코 농산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관세 부과로 인해 이르면 이번주부터 과일과 채소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코넬 CEO는 “가격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소비자는 앞으로 며칠간 가격 인상을 보게 될 것”이라며 “딸기, 아보카도, 바나나 같은 농산물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타겟 주가는 이날 3% 하락했다.
미 최대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주가는 13.3% 급락했다. 코리 배리 베스트바이 CEO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10% 관세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그는 “우리는 전체 제품군의 공급업체가 소매업체에 일정 수준의 관세 비용을 전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금융주 급락…올3차례 금리인하 가능성↑
소비가 줄게 되면 미국 경기 둔화가 가팔라질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의 실적이 줄어들고 곧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뉴욕 50 파크 인베스트먼트의 최고 경영자인 아담 사한은 “여기서 우려되는 것은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경제 상황이 둔화되면 경제를 통해 이동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줄어들기 때문에 은행이 특히 돈을 덜 벌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런 우려에 이날 금융주들은 대체로 급락했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는 각각 6.3%, 4.2%, 5.75% 급락했다. 월가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도 3.99% 하락하는 등 대형은행 지수가 4.12% 하락했다.
반면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시장은 올해 한차례 인하에 불과할 것이라고 봤지만, 이날 두~세차례 인하로 가능성을 높였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25bp인하 가능성은 82.3%, 7월 현재보다 50bp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51.9%를 반영하고 있다. 12월 추가로 25bp 인하할 가능성은 64.2%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한 상황에서 경기침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면 연준의 정책 방향은 매우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포드 주가는 2.88%, 제너럴 모터스 주가(GM)는 4.56%, 스텔란티스 주가도 4.38% 급락했다.
전날 급락했던 기술주들은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했다. 엔비디아는 장초반 약세를 보이다 상승 반전하며 1.69% 상승했다. 장후반 4%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서버업체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8.51% 상승했다. 알파벳 역시 2.34% 올랐다. 반면 애플(-0.88%), 아마존(-0.6%), 메타(-2.3%), 테슬라(-4.43%)은 모두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는 2월 중국내 차량 판매량이 전년대비 50%가까이 감소했다는 소식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단기채권과 금으로 자금 쏠려…2년물 4.5bp↓·금값 0.9%↑
무역전쟁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에 우려로 글로벌 자금은 단기채권과 금으로 쏠렸다.오후 4시기준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4.5bp 빠진 3.935%까지 내려갔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우려에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4bp(1bp=0.01%포인트) 오른 4.204%를 기록 중이다.
월요일(1일 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올해 4월물 금값은 전일 대비 24.70달러(0.85%) 상승한 온스당 2925.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美경기 둔화 우려에 달러 1.1%↓…국제유가도 하락세
달러는 급락했다. 트럼프 관세가 잠재적으로 미국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강해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1.11% 하락한 105.57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3개월 만에 최저치다. ING의 글로벌 시장 책임자인 크리스 터너는 “미국이 관세 부과 대상을 캐나다와 멕시코로 확대하고 있지만, 미국 국내 경제가 약세를 보이면서 관세 소식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유가 역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11달러(0.16%) 내린 배럴당 68.2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0.58달러(0.81%) 밀린 배럴당 71.04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산유국의 증산 방침과 함께 관세 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