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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방아쇠는 다시 치솟은 유가와 물가였다. 브렌트유가 이날 6%가량 뛰어 배럴당 107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월간 상승률은 시장 예상과 같았지만 전년 대비 상승률은 예상치(5.3%)를 웃돌았다. 에너지 가격은 한 달 새 4.2% 뛰었다.
이에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다시 가격에 반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은 PPI 발표 전 60%대 초중반에서 약 70%까지 높아졌다. 시장의 시선은 11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하고 있다.
재무부의 대규모 바이백도 금리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재무부는 이날 오후 10~20년 만기 장기 국채를 대상으로 최대 60억달러 규모의 바이백을 실시했다. 직전 장기물 바이백 한도 20억달러의 3배다. 시장에서 액면가 기준 100억달러가 넘는 매도 제안이 들어왔지만 재무부의 실제 매입액은 52억달러였다.
바이백 결과 발표 직전 4.938%였던 10년물 금리는 발표 직후 4.946%로 오히려 추가 상승했다. 재무부는 시장가격에 부합하는 국채만 사들이도록 한 지침에 따라 최대 한도를 모두 채우지는 않았다. 바이백이 노후·저유동성 국채의 시장 유동성을 개선할 수는 있지만 30조달러가 넘는 미 국채 시장의 전반적인 수급 구조를 바꾸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금리를 밀어올리는 구조적 압력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빅테크들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BNP파리바에 따르면 AI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달 10일까지 220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5억달러에서 급증했다. 정부와 기업의 채권 공급이 동시에 늘면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구조다.
다만 장기채 수요 자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다. 이날 실시된 22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낙찰금리가 5.308%로 입찰 직전 시장금리보다 2.7bp 낮게 결정됐다. 프라이머리 딜러(미 국채 전문딜러)가 떠안은 물량도 2.2%로 역대 최저였다. 금리가 5.3%대까지 올라오자 장기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수요가 강하게 유입된 것이다.
최근 금리 급등은 단순한 국채 수요 부진보다는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 재정적자와 채권 공급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 국채금리도 일제히 뛰었다. 고유가와 물가 불안, 재정·채권 공급 부담이 맞물리며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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