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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잠재운 AI 우려, 애플만 예외
이날 증시의 방향을 결정한 건 단연 아마존과 애플의 엇갈린 실적이었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이 4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며 주가가 15% 급등했다. 클라우드 부문(AWS)의 예상을 웃돈 성장세가 AI 관련 과잉 투자 우려를 상당 부분 잠재웠다는 평가다. 로열본 자산운용의 제이크 달러하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의 AI 투자를 두고 무모하다는 시장의 우려를 앤디 재시 CEO가 이번 실적으로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이는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저 클라우드 실적 서프라이즈로 16% 급등하며 29일 다우지수 1100포인트 폭락 이후 반등을 이끈 데 이어, 이틀 연속 빅테크 클라우드 실적이 시장 분위기를 좌우한 셈이다. 이 여파로 블룸버그 집계 기준 매그니피센트7(M7) 지수는 이날 3.2% 뛰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판매가 22% 늘며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서비스 부문 매출 부진과 공급망 차질에 따른 향후 실적 우려가 부각되며 주가가 7% 넘게 급락했다. 이날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80억달러(약 517조1000억원) 증발했다. 이 여파로 S&P500 내 기술주 섹터는 0.5%가량 밀린 반면, 아마존이 속한 임의소비재 섹터는 6% 급등하며 두 빅테크가 지수 흐름을 완전히 갈랐다.
반도체는 반등에도 “2008년 이후 최악의 7월”
이날 반도체 관련 종목은 대체로 완만한 반등에 그쳤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SOXX)는 1%대 상승에 머물렀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를 비롯한 대형 반도체주 지수는 이날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문제는 7월 한 달 성적표다. 반에크 반도체 ETF(SMH)는 이달 들어서만 16.9% 하락해 2008년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7월 한 달 성적을 놓고 보면 종목·지수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MS는 전날 실적 발표 이후 이틀간 상승을 더해 7월 한 달 20% 이상 올랐다. 2007년 10월 이후 약 19년 만에 최대 월간 상승률이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이달 약 7% 하락해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부진한 달을 기록하게 됐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최근 한 달간 주가가 36% 넘게 빠지며 시가총액이 1조2000억달러(약 1732조8000억원) 넘게 증발했다.
10년물 국채금리,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증시 상승에도 채권시장은 부담스러운 흐름을 이어갔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4.7%를 넘어서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는 이번 주 5.27%까지 치솟으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한 매파 위원 3명의 소수의견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US뱅코프자산운용의 테리 샌드벤 수석 전략가는 국채금리가 5%에 근접할 경우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고 밸류에이션을 압박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고 금리도 일정 범위 내에 있으며 실적도 견조하다는 긍정적 요인과,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라는 부정적 요인이 동시에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짚었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협상단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며 상승세를 탔다. 이 여파로 유가는 3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AI 조정, 일시적 포지셔닝일 뿐”
7월 한 달간 이어진 AI 관련주의 변동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해석은 대체로 “일시적 조정”에 무게가 실렸다.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은 최근 AI 관련주 약세가 장기적인 추세 전환인지, 단순 포트폴리오 재조정인지가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라며, 실적 자체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계절적 요인이 변수라고 짚었다. 통상 8월과 9월은 증시에 약한 시기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내셔널와이드의 마크 해킷도 최근 변동성이 AI 스토리의 근본적 훼손이라기보다는 포지셔닝 조정에 가깝다고 봤다. 다만 이 분야에 몰린 레버리지가 주가 변동폭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3대 지수는 이날 상승에도 7월 전체로는 엇갈린 성적을 남겼다. S&P500은 거의 보합권에 머물렀고, 나스닥종합지수는 3%가량 밀렸다. 이번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S&P500·나스닥 모두 1% 안팎의 상승을 기록했다.
시장은 이제 8월로 시선을 돌린다. 계절적으로 8~9월이 증시에 취약한 시기로 꼽히는 가운데, 연준 내 매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과 중동발 유가 변수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이 다음 주 이후에도 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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