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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범 운항 마친 북극항로, 상업적 합리성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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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10.13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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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선사의 중소형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마치고 11일 부산으로 귀항했다. 8월 하순 출항한 지 50일 만이다. 북극항로는 수에즈항로에 비해 거리가 짧고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불안한 중동 분쟁지역을 우회하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운항 가능 기간이 연중 두어 달로 국한되는 데다 북극해를 둘러싼 강대국 간 갈등 요인도 도사리고 있다. 정기운항 서비스를 도입하기 전에 경제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역설적으로 북극항로는 이상기후 덕이다. 지구 기온이 올라 얼음이 녹은 덕에 하절기에 배가 다닐 수 있게 됐다. 수에즈항로와 비교하면 거리는 약 7000㎞, 기간은 열흘가량 단축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해양수산부는 차세대 쇄빙연구선 착공식을 가졌다. 쇄빙연구선은 북극해 안전운항에 필요한 해저 지질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2030년까지 정기서비스 항로를 개통하는 게 정부 목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극항로는 넘어야 할 벽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운항 기간이 짧고, 유빙(流氷) 충돌에 대한 우려 때문에 특수 설계된 배가 필요하다. 심지어 쇄빙선의 호위가 필요할 수도 있다. 수심이 얕아 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하기 힘든 것도 단점이다. 제반 사항을 고려할 때 ‘상업적 합리성’을 중시하는 민간 해운사가 북극항로를 선뜻 이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북극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북극항로는 축치해, 랍테프해, 바렌츠해 등 러시아의 북극해 연안을 따라 이동한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 8월 ‘아이스 실크로드’ 전략 아래 정기 컨테이너선 항로를 개통했다. 반면 미국은 북극의 항로 통제권, 자원 등을 놓고 러시아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또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해수부는 다음 달 시범운항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통상국가인 한국에 북극항로는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제대로 활용하려면 철저한 분석이 필수다. 행여 국정과제라고 허투루 다루는 일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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