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을 나간 후엔 생활비도 주지 않았고요. 저는 마냥 남편을 기다릴 수 없어 어렵게 취업해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기다리면, 남편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명절에도 시댁을 찾아 인사를 드리며 아이들과 찾아뵀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마음을 여셨던 시부모님도 ‘아들이 저렇게 너를 싫다하니, 어쩌겠냐며 이제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억울했지만 여기서 그만 둬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에게 이혼을 할테니 양육권과 재산분할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상가는 원래 부모님이 해 주신 것이고 사업상 돈이 필요해서 시부모님에게 다시 팔았다며 나눠 줄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줄테니 그냥 헤어지자고 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시부모님이 마련해 주신 신혼집 전세자금에, 저희 친정 부모님이 돈을 보태어 마련한 것으로 남편 명의로 구입한 것입니다.
남편의 말처럼 상가는 시부모님이 마련해 주신 재산이라 재산분할이 안되나요?
- 시부모님이 마련해준 상가는 재산분할 대상이 안되나요?
△부모님이 마련해주셨어도 기여도가 인정되면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 법원에서도 재산 분할은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 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이혼 시 쌍방이 이룩한 재산이 있는 한 형성에 기여한 정도를 고려해서 나누는 것이 원칙이고 일방 부모님이 마련해주신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배우자가 그 재산유지에 기여했다면 재산 분할 대상이 된다고 봅니다.
- 어떤 경우에 기여도가 인정되나요?
△구체적인 판례를 보면, 아내가 가사를 전담했을 뿐 아니라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면세점에서 경리 업무를 전담했습니다. 이처럼 잡화상 경영에 참가하면서 가사비용 조달에 협력했다면 특유 재산의 감소방지에 일정한 기여를 했다고 보아 특유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특유재산의 감소, 유지에 기여한다는 의미가 반드시 재산을 직접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자녀들 양육비를 홀로 감당하고 생활비를 충당하는 등으로 간접적으로 특유 재산 유지와 감소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으면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연자 역시 상가가 남편의 특유재산으로 볼 수 있더라도 유지, 감소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어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
- 사연을 보면 다시 시부모 명의로 바꿨다고 하는데요. 이런 경우는 어떤가요?
△사연을 보면 상가가 혼인기간 내내 남편 명의였고 월세도 남편이 취득하는 등 실질적으로 남편이 소유 및 관리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혼 직전에 제 3자 명의로 돌려놓은 경우, 명의만 시아버지로 되어있는 명의신탁으로 봐서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별거기간 동안 발생한 임료도 재산분할 대상이 되나요?
△상가가 사연자와 남편의 협력으로 유지해온 공동 재산으로 볼 수 있다면, 상가의 임료도 그로부터 파생된 재산이기 때문에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법원도 임료를 재산분할 대상으로 본 판례가 있습니다. 공동재산인 건물에 관한 임료는 물론 그곳에서 소매점을 운영해서 수익금이 있었다면 수익금도 분할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도 수년 간 양육비와 생활비를 못 받은 상황인데요. 양육비를 받지 못한 부분에 대해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고 별개로 남편이 혼자 취득한 임료를 계산해서 이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상가를 유지하기 위해 세금이나 하자 보수비 등 필요 경비가 지출될 수 있어서 그 부분은 공제하고 재산분할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