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내가 균형가격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어느 것도 항상 균형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베선트 장관은 금융시장에서 투기가 일어날 때 시장 참가자들이 움직임을 더욱 가속하려는 경향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19일 장기 국채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바이백 규모를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국채에 대한 바이백 규모를 기존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회당 최소 40억달러(약 5조3660억원)로 늘리는 내용이다. 확대된 바이백은 오는 9일부터 11월4일까지 시행된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시장에서 기존에 발행한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제도다. 특히 거래가 상대적으로 뜸해진 기존 발행물(off-the-run)을 사들여 시장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재무부는 2024년 바이백 프로그램을 재개하면서 시장 유동성 지원과 현금 관리를 주요 목적으로 제시했다.
이번 확대 결정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한 직후 나왔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장기물 금리 급등의 배경을 두고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와 늘어나는 국채 공급,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베선트 장관은 그러나 최근 미국 국채 약세가 미국의 막대한 차입 규모나 신용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주장에는 반박했다. 투자자들이 미국의 신용을 걱정한다면 미국 국채를 팔고 독일 국채를 사야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그런 상대적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논리다.
그는 “모두가 미국의 신용을 걱정한다면 미국 채권을 팔고 독일 채권을 살 것”이라며 “하지만 정반대다. 우리가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가 사실상 QE에 해당한다는 지적에도 선을 그었다. QE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국채 등 자산을 대규모로 매입해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장기금리를 낮추는 통화정책 수단이다.
베선트 장관은 “나는 QE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신 이번 조치를 과거 연준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와 유사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연준이 단기 국채를 매도하고 장기 국채를 매입해 보유자산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장기금리를 낮추는 방식이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재무부가 확대된 장기물 바이백을 처음 실시하기 하루 전에 나왔다. 장기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가 장기물 시장의 유동성을 개선하고 최근 시장의 ‘열’을 얼마나 식힐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