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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주중대사, 한국서 설 쇠나? 연휴 직전 별안간 이임식

이명철 기자I 2025.01.27 18:41:21

정례브리핑 때 “정해진 바 없다”더니, 당일 이임식 개최
‘친구’ 윤 대통령 비상계엄 여파, 김대기 내정자 부임 미정
2년 6개월만 임기 마무리, 주중대사관 당분간 대행 체제로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가 후임 부임이 난항을 빚는 가운데 별안간 이임식을 열고 임기를 마무리했다. 주중 한국대사는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차기로 내정됐으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임명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동안 거취가 불안정한 상태였던 정 대사는 이임식을 개최함에 따라 곧바로 한국으로 귀국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가 지난해 4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2024년 재외 공관장회의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외교가에 따르면 주중 한국대사관은 이날 오후 5시 중국 베이징에서 정 대사 이임식을 개최했다. 이로써 지난 2022년 8월 제14대 대사로 정식 취임한지 약 2년 6개월만에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주중 한국대사는 지난해 10월 김 전 실장이 후임으로 내정되면서 이임을 준비했다. 김 전 실장은 중국의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까지 받아 취임을 준비했으나 12월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일정이 틀어지게 됐다.

후임 내정자가 아그레망까지 받은 상황에서 임명이 늦어지자 정 대사의 이임 및 귀국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정 대사가 귀국 시점을 30일로 정하고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주중대사관은 “귀임 일자는 현재로서 정해진 바 없으며 정 대사는 대사 직무를 수행 중”이라고 설명 자료를 내기도 했다.

이임식이 이뤄진 이날 오전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도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정 대사의 귀국 여부와 관련해 “전혀 모른다. 모두 서울(외교부 )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서울에서 사인을 줘야 (결정하는데) 지금으로선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례 브리핑이 마친 후 당일 오후에 베이징 특파원 등 언론에겐 사전 공지 없이 내부 통지를 통해 이임식 개최 사실을 알렸다. 곧바로 오후 5시 이임식을 개최해 별안간 임기를 마무리한 것이다.

정 대사가 이임식 직후 한국으로 돌아갈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단 임기를 마친 만큼 조속히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사가 향후 한국에서 기존에 맡았던 서울대 교수직을 다시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으나 주중대사관측은 “귀임의 제반 사항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정 대사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를 지냈고 지난 대선에선 윤 대통령 정책 자문을 맡았다. 2022년 4월 한미정책협의대표단에 포함돼 윤 대통령의 대(對)중 정책을 설명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는 충암고-서울대 동문으로 평소 ‘윤 대통령의 친구’로 잘 알려졌다.

한편 정 대사가 후임이 부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기를 마침에 따라 당분간 주중 한국대사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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