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국의 빅테크보다 저렴한 가격에 경쟁력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내놓은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이다. AI 산업이 소수의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듯했으나 딥시크의 등장으로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딥시크를 소련이 쏘아 올린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에 비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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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딥시크의 등장으로 저가형 AI가 현재 대규모언어모델(LL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오픈AI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이는 엔비디아와 국내 반도체 업계에 연쇄적으로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저비용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하면 엔비디아의 비싼 칩이 필요 없을 수 있다는 분석이 배경이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166달러에서 152달러로 낮췄다.
딥시크는 설립 2년이 채 안 된 스타트업이며 창업자는 1985년생 량원펑(梁文鋒)이다. ‘괴짜 천재’라 불리는 그는 가성비 AI 모델을 내놓으며 글로벌 증시를 흔들고 있으나 은둔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량원펑이 내놓은 딥시크로 시장이 출렁대고 있으나 향후 AI 투자 모멘텀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와 개방형 AI를 중심으로 형성된 AI 헤게모니 변화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나 AI 투자사이클 종료나 버블 붕괴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AI 산업 전반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딥시크의 등장이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플랜을 바꿔놓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빅테크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떨어지고 낮은 비용으로 AI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더 많은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는 상황은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일 것”이라며 “SK하이닉스(000660)를 위시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타깃하는 시장은 고부가가치 시장이고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레거시 반도체 시장에 침투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AI의 범용화는 국내 주식시장 전반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이 설비투자를 줄일지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며, 그들이 결정을 내리기까지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가능성을 양쪽 모두 열어두고 반도체에 대해 중립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