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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서 본 동포의 힘[공관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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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기자I 2026.07.10 05:00:00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200여 명 규모의 한인사회
한인회관 확장하며 韓문화 확산 거점 역할도 수행 기대
원양어업 기반 현지 뿌리…우루과이 현지 경제와도 밀접
작지만 강한 공동체, 현지사회 교류 잇는 새 플랫폼 탄생

[노원일 주우루과이대사] 남미 대서양 연안의 작은 나라 우루과이. 그 수도 몬테비데오에는 약 200명 규모의 한인사회가 자리하고 있다. 규모만 보면 결코 큰 공동체는 아니지만 최근 이들이 보여준 결속력과 미래 비전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던진다.

노원일 주우루과이대사(사진=외교부)
노원일 주우루과이대사(사진=외교부)
그 상징적인 사례가 바로 최근 마무리된 한인회관 확장 이전이다. 기존 한인회관은 약 40제곱미터(㎡) 규모의 아파트 두 세대로 구성돼 있어 공간이 협소했고 각종 행사나 주말 한국학교 운영에도 제약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 3월 말 약 175㎡ 규모의 새로운 한인회관으로 이전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교실과 사무공간, 행사 공간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100여 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새 한인회관은 우루과이의 상징적 장소이자 대통령실이 위치한 독립광장 인근에 자리 잡아 접근성과 상징성을 모두 확보했다. 무엇보다 이번 확장 이전은 단순한 건물 이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동포사회의 자발적 모금과 원양수산업계의 참여, 정부의 지원이 함께 만들어낸 공동체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새 한인회관은 앞으로 한국 문화 확산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우루과이에서도 K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트레이키즈 팬들이 자체 모임을 위해 한인회관 대관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세종학당 역시 이 공간을 활용해 K팝 댄스 교실, 한국 문화 체험 행사, 한식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한인회관이 동포사회의 공간을 넘어 현지인과 한국을 연결하는 ‘생활 속 한류 거점’으로 발돋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인사회의 활력은 문화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루과이 한인 공동체의 또 다른 축은 반세기 가까이 현지에 뿌리를 내려온 우리 원양어업 분야다. 몬테비데오는 우리 원양어선 50여 척이 활동하는 핵심 거점으로 선박 보급과 정비, 물류 지원 등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선사는 남대서양과 남극 해역에서 오징어, 메로 등의 어종을 조업해 국내 수산물 공급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오징어는 국내생산량(국내산 및 원양산)의 60%를 이곳에서 공급한다. 국내 연근해 어획량 감소와 수산물 수급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재외동포 사회가 단순한 해외 거주 공동체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와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전략적 자산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몬테비데오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원양어업 활동은 우루과이 현지 경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선박 연료 및 필수품 보급, 정비 서비스, 항만 물류 등 다양한 연관 산업을 통해 지역경제에 기여하며 양국 간 경제협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이처럼 작지만 강한 한인 공동체와 원양어업 선사 등 진출 기업, 그리고 정부(대사관·재외동포청 등)의 참여와 협력으로 이뤄진 한인회관 확장 이전은 단순한 건물 이전이 아니다. 이는 규모는 작지만 강한 공동체가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자 한류와 경제협력 그리고 현지 사회와의 교류를 잇는 새로운 플랫폼의 탄생이며 재외동포 사회가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남미 대서양 끝자락의 작은 한인사회가 보여준 도전과 성과는 앞으로 우리 재외동포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하는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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