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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8년·세 아이 엄마' 경단녀, 노후 연금 전략 짜보니[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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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I 2026.09.27 1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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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개월 가입한 50대 경단녀 사례로 따져보니
아이 셋 출산크레딧 30개월…추납 없이 120개월
최대 119개월 추납시 노후 국민연금 월 16만원↑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직장생활을 8년 넘게 했는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

‘연금술사’에 이같은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이주원(가명) 씨는 1998년 직장생활을 시작해 2006년 7월까지 여러 직장을 다녔습니다. 이후 출산과 육아로 일을 그만두면서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도 끊겼습니다. 최근 국민연금 가입내역을 확인한 이씨는 실제 보험료를 낸 기간이 90개월(7년6개월)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직하는 과정에서 납부를 중단해서입니다.

사실 연금수급 대상이 되려면 최소 가입기간 120개월(10년)을 채워야 합니다. 단순 계산하면 이씨는 과거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을 뒤늦게 채우는 ‘추후납부(추납)’를 30개월치를 내야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씨에게는 ‘출산크레딧’이라는 변수가 있었습니다.

이미지=생성형AI 제작 활용
이미지=생성형AI 제작 활용
아이 셋이면 30개월 인정…추납 안 해도 10년 채운다

이씨에게는 2006년생, 2008년생, 2016년생 등 세 자녀가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에 이씨 사례를 문의한 결과 출산크레딧으로 인정되는 가입기간은 30개월입니다. 기존 출산크레딧은 2008년 1월 1일 이후 둘째 자녀부터 12개월, 셋째 자녀부터 1명당 18개월씩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세 자녀인 경우 30개월을 인정받습니다.

올해부터는 첫째 자녀도 12개월을 인정하고 50개월 상한도 폐지됐지만 2026년 1월 1일 이전에 얻은 자녀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출산크레딧 30개월을 이씨에게 모두 산입하면 ‘기존 가입기간 90개월+출산크레딧 30개월=120개월’이 됩니다. 별도의 추납 없이도 노령연금 최소 가입기간을 채울 수 있는 셈입니다.

출산크레딧은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방식이 아니라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제도입니다. 추가 인정기간의 소득은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인 ‘A값’으로 인정돼 연금액 산정에도 반영됩니다. 2026년 A값은 월 319만 3511원입니다.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 가입자이거나 가입자였던 경우에는 출산크레딧을 누구에게 적용할지도 중요합니다. 만약 부부 합의로 출산크레딧 30개월을 남편에게 모두 적용한다면 이씨의 가입기간은 90개월에 머뭅니다. 이 경우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부족한 30개월을 별도로 채워야 합니다.

30개월 추납 289만원…월 36만원 받는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게 추납입니다. 보험료를 낸 이력이 있는 가입자가 이후 무소득 배우자 등으로 적용제외됐거나 실직 등으로 납부예외였던 기간 등이 있다면 보험료를 나중에 내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추납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119개월입니다.

예상연금액은 이씨의 실제 국민연금 가입이력에 2026년 A값과 재평가율 등을 적용해 현재가치로 계산한 추정치다. 실제 연금액은 연금 수급권이 발생하는 시점의 A값과 재평가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이미지=AI활용 제작)
예상연금액은 이씨의 실제 국민연금 가입이력에 2026년 A값과 재평가율 등을 적용해 현재가치로 계산한 추정치다. 실제 연금액은 연금 수급권이 발생하는 시점의 A값과 재평가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이미지=AI활용 제작)
현재 소득이 없는 이씨가 임의가입자로 가입한 뒤 추납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2026년 4월부터 적용되는 임의가입자의 중위수 기준소득월액은 101만 3000원입니다. 올해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5%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이씨 사례를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중위수 기준소득월액을 적용해 30개월을 추납할 경우 내야 할 보험료는 288만 6900원, 약 289만원입니다. 즉 이씨는 출산크레딧을 본인에게 적용하면 보험료를 한 푼도 더 내지 않고 120개월을 채울 수 있지만 출산크레딧을 남편에게 몰아주면 자신이 연금을 받기 위해 약 289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딱 30개월만 채우는 게 유리할까요. 추납은 단순히 10년을 채워 연금을 받을 자격을 만드는 데만 쓰이는 제도는 아닙니다. 이미 수급요건을 갖췄더라도 추납 대상기간이 있다면 가입기간을 늘려 앞으로 받을 연금액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추납은 보험료를 낸 뒤 무소득 배우자 등의 사유로 적용제외됐던 기간이나 실직 등으로 납부예외였던 기간 등에 대해 최대 119개월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씨에게 실제로 119개월의 추납 가능기간이 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추납 대상기간이 충분하다는 전제에서 이씨가 중위수 기준소득월액으로 119개월을 모두 추납하면 공단이 계산한 납부액은 1145만 1370원, 약 1145만원입니다. 기존 가입기간 90개월과 합하면 보험료를 납부한 가입기간은 209개월, 17년 5개월로 늘어납니다. 30개월만 추납할 때보다 약 856만원을 더 부담하는 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가입기간을 똑같이 120개월로 만들더라도 출산크레딧으로 채우느냐, 추납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예상연금액이 같지는 않습니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만으로 연금액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인 ‘A값’과 가입자 본인의 가입기간 중 소득을 반영한 ‘B값’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칩니다. A값은 향후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 및 지역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과 소비자물가 변동에 따라 달라지고 B값은 가입자 개인의 가입기간 중 기준소득월액과 연금 수급 시 재평가율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씨가 제공한 실제 가입내역을 토대로 2026년 A값과 재평가율 등 현행 산식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해봤습니다. 출산크레딧 30개월을 이씨에게 모두 적용해 120개월을 채우면 예상 노령연금은 2026년 현재가치로 월 약 39만 8000원으로 계산됩니다.

반면 출산크레딧을 남편에게 모두 산입하고 이씨가 중위수 기준소득월액으로 30개월을 추납해 120개월을 채우면 예상연금은 월 약 36만 4000원입니다. 보험료 약 289만원을 추가로 내고도 출산크레딧으로 120개월을 채웠을 때보다 시뮬레이션상 연금액이 낮게 나오는 이유는 출산크레딧 추가기간의 소득을 A값으로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119개월을 추납해 가입기간을 209개월로 늘리면 예상 노령연금은 월 약 52만 5000원으로 추산됩니다. 30개월만 추납했을 때보다 월 약 16만원 늘어나는 셈입니다.

다만 이 금액들은 공단이 산출한 개인 예상연금액이 아닙니다. 이씨가 제공한 가입내역에 2026년 A값과 재평가율 등을 적용해 계산한 현재가치 기준 시뮬레이션입니다. 실제 연금액은 향후 A값과 개인별 B값, 연금 수급 시점에 적용되는 재평가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단도 사례자의 정확한 전체 가입이력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예상연금월액을 계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추납부터 하기 전에 ‘내 크레딧’ 확인해야

결국 이씨에게는 여러 선택지가 있습니다. 출산크레딧 30개월을 본인에게 적용해 보험료를 추가로 내지 않고 120개월을 채우거나 출산크레딧을 남편에게 적용하고 약 289만원을 들여 30개월을 추납할 수 있습니다. 노후에 받을 연금을 더 늘리고 싶다면 약 1145만원을 들여 119개월을 추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특히 이씨처럼 가입기간이 10년에 조금 못 미치는 경력단절여성이라면 무조건 추납부터 신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출산크레딧처럼 보험료를 내지 않고도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입기간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출산크레딧으로 10년을 채웠다고 추납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추납 대상기간이 있다면 가입기간을 더 늘려 노후에 받을 연금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씨가 먼저 따져볼 것은 ‘30개월을 추납할까’가 아니라 ‘출산크레딧 30개월을 누구에게 붙일까’입니다. 이후 당장 부담할 수 있는 보험료와 앞으로 받을 연금액을 비교해 추가 추납 여부를 결정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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