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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방탄 유리창과 방탄 조끼를 활용한 유세를 벌인 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는 유세 현장마다 유니폼을 걷어올리며 “나는 방탄 조끼가 필요 없다”, “나의 방탄 조끼는 여러분”이라며 지지를 호소한다. 실제로 경호 인력을 최소화하며 ‘국민 속으로’ 이미지를 강조하는 전략이지만, 이 또한 여러 차례 반복되며 신선함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거전에서 상대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김 후보는 새로운 주제 없이 이재명 후보의 발언이나 행보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측근의 사법 리스크나 개인 스캔들, 과거 발언을 겨냥해 “나는 주변에 수사받은 사람이 없다”, “나는 결혼한 후 총각행세를 한 적이 없다”는 김 후보의 발언은 지난 12일 대구 서문시장과 13일 부산 자갈치 시장 유세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가 방탄 장비를 활용하지 않았더라면, ‘방탄 프레임’이라는 공격 소재조차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회의감도 나온다. “이재명 없이는 선거운동을 어떻게 했겠나”라는 자조 섞인 평가는 단순한 농담이 아닌, 지금 김 후보 캠프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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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단순히 메시지의 반복뿐만이 아니다. 김 후보 개인의 이미지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부정선거 이슈에 대한 선 긋기 등 전략적 이미지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김 후보는 여전히 미온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캠프 내부에서도 인식되고 있다. 선대위에서 역할을 맡고 있는 한 중진 의원은 “현재 이재명 대세론 속에서 반전을 꾀하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후보가 바뀌지 않는다면, 그 주변이라도 명확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수도권 유세를 통해 반(反)이재명 정서를 부각시키고 지지율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유세 메시지와 후보 이미지를 포함한 전반적 기조 전환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