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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고물가, 고유가 등 각종 악재에도 변함없던 라스베이거스 관광·마이스(MICE) 시장의 ‘콘크리트 수요’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선 ‘안전한 미국 재건’을 이유로 국경 보안을 강화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과 관세 전쟁으로 격화한 반미(反美) 감정 등 ‘트럼프 슬럼프’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뷰로(LVCVA)가 최근 업데이트해 공개한 관광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올 3월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방문객은 338만 6800명으로 전년 동월 367만 1500명보다 7.8% 줄었다. 감소 폭으로만 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여행 금지 조치가 풀린 2021년 3월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올 1월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세로 돌아선 월간 방문객 수는 다음 달인 2월 감소세가 11.9%로 가팔라진 데 이어 3월에도 줄며 석 달 연속 감소세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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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인 1월 하락세에서 벗어나 월 실적이 12억 7000만달러에 육박하던 카지노 수입(매출)은 3월 총 11억 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직전인 2월보다 4.5% 늘었지만, 1년 전 11억 3000만달러에 비해선 1.8%가 줄었다. 현지 매체인 인디펜던트는 “주요 호텔들이 방문객 감소로 준 객실과 카지노 실적을 메우기 위해 객실료를 인상하면서 평균 체류 비용도 1년 새 4%가량 늘었다”고 꼬집었다.
관문 역할을 하는 공항, 고속도로 이용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클라크 카운티 항공국에 따르면 3월 해리리드 국제공항 이용객은 전년 동월 대비 3.9% 감소했다. 인근 도시로부터 방문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교통량도 3.1% 줄었다.
글로벌 전시 전문 매체 익스비션 월드는 “최근 라스베이거스의 방문객 감소 원인은 정책 변화, 물가 인상, 반미 감정 고조 등 복합 요인에 의한 것으로 장기화할 경우 전시컨벤션 등 비즈니스 이벤트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