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ETF 거래량 상위 10개를 인버스와 레버리지 상품이 모두 차지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5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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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개 가운데 4개가 지수나 개별 종목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이었다. 다만 상위 10개로 범위를 넓히면 레버리지 상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6위,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가 7위,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가 10위를 기록했다. 코스닥150과 2차전지 업종의 일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도 각각 8위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초부터 5월 말까지와 비교하면 거래 양상의 변화가 뚜렷하다. 당시에도 거래량 상위 5개 가운데 4개는 인버스 상품이었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한 개에 그쳤다. 상위 10개 중엔 지수를 정방향으로 추종하는 일반 ETF도 3개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상장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이 거래 상위권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지난달 18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한 뒤 이달 9일 7291.91까지 밀리는 등 시장이 급격히 출렁이자 하락에 베팅하는 수요와 단기 반등을 노리는 수요가 함께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레버리지 ETF 시장의 외형도 급격히 커졌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국내 레버리지 ETF 순자산은 지난해 9조원에서 지난달 41조원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개인의 누적 순매수액은 지난달 하순 기준 약 11조원에 달했고, 6월 중순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원을 기록했다.
거래량만으로 실제 회전율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단기 매매 성격이 강한 상품이 거래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과도한 손바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회전율이 높을 때는 200%에 가까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반도체 대형주가 조정을 받는 동안에도 관련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사들였다. 지난 1~10일 개인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을 1조 6624억원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 5724억원, 1361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에도 개인 자금 5991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기관은 5166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454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레버리지 상품 14종을 사들인 금액만 2조 2615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레버리지 ETF의 운용 구조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추가로 사고, 내리면 추가로 파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를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파는 숏감마 구조”라며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하면 관련 ETF에서 매도가 나오고, 단일종목과 지수 레버리지 ETF에서도 추가 매도가 발생해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레버리지 ETF가 단기 등락을 증폭할 수는 있어도 주가의 중장기 방향까지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유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로 변동성은 커졌지만 결국 주가 흐름은 실적과 동행한다”며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이 중장기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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