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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 갈등이 커지는 민주당에서 이해찬 전 총리를 소환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이 전 총리와 가까운 한 재선 의원은 기자에게 “이해찬 전 총리가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당내 분열은 없었을 것”이라며 “5·6선 이상 의원들이 당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강하게 질책도 해야 당내 분열이 안 생기는데 그런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대표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이해찬 전 총리의 빈자리를 실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올해 1월 25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자격으로 베트남 출장 중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쓰러져 별세했다. 향년 73세.
이 전 총리를 호명하는 목소리는 계파를 가리지 않는다. 정청래 전 대표도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해찬 일대기를 읽었다”면서 “나의 존경하는 인물 리스트에 인생 선배이자 정치 선배인 이해찬의 이름을 또렷하게 새겨넣는다”고 썼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민주당은 어디가 아픈가? 분열의 병은 통합의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통합을 강조했는데, 며칠 만에 이 전 총리를 회고한 것이. 이 전 총리의 회고록은 최민희 최고위원이 질문하고 이 전 총리가 답하는 대담집 형태로 구성됐다.
민주당에서 이 전 총리를 다시 떠올리는 것은 범여권의 분열을 조정하고 당의 방향을 잡을 중심축이 보이지 않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 전 총리에 대한 그리움이 현재 범여권의 리더십 공백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이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의 대표적인 원로 정치인으로 꼽힌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7선을 지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정부를 거치며 당의 주요 국면에서 핵심적인 역할도 해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대선 과정은 물론 정치적 고비마다 이 전 총리의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전 총리의 회고록을 소개하며 “총리님께서는 정치의 ‘기술’보다 정치의 ‘자세’를 먼저 가르쳐주신 분이었다”면서 “수많은 시련과 공격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도록 굳게 잡아주시던 총리님의 목소리가 여전히 선명하다”고 쓰기도 했다. 최근 여권에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는 유시민 작가도 이 전 총리의 보좌관을 지냈다.
이 전 총리의 강점으로는 특정 세력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그룹과 소통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당의 방향을 제시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정치적 권위와 전략이 꼽힌다. 또 다른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해찬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까지 시대적 상황을 잘 알고 시대에 맞는 지도자를 원하는 국민 수요를 알아 당시 지도자로 떠오른 사람과 일을 하면서 성과를 낸 분”이라며 “이재명도 보듬어 키운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초·재선 중심으로 꾸려진 점도 경륜과 정치적 권위를 가진 ‘큰 어른’에 대한 갈증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8·17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민희(재선)·박선원(초선)·서미화(초선)·이성윤(초선)·한민수(초선) 의원으로 5명 최고위원 중 초선이 4명이고 3선 이상 의원은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원인을 대부분 정책적 미스보다 내전과 분열 탓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 “총선 패배 위기감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잠복된 권력 투쟁이 조기 점화될 경우 커지는 원심력을 제어할 구심점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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