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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가 나온 이후 3주일이 넘게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8일 김성수 대법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국회는 17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268명 가운데 찬성 227명, 반대 28명, 기권 13명으로 김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여야가 적격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지만, 국회 동의와 대통령의 임명 재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이흥구 전 대법관 퇴임 이후 이어져 온 대법관 2석 공석 사태는 마무리됐다.
반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다.
양측의 이견은 지난달 28일 청와대가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 제출을 거부하고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전면에 표출됐다. 조 대법원장의 서면제청 때부터 감지되던 양측의 긴장감이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를 계기로 본격적인 충돌 양상으로 번진 셈이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나머지 후보 3명인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가운데 한 명을 후임자로 재제청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대법원은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구한 것 자체가 헌정사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안일 뿐만 아니라 삼권분립과 대법관 인선의 중요성을 고려해 대응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그동안 헌법과 관련 법률을 살피고 주요 헌법학자와 법조계 중진들의 의견을 수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긴장감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같은 날 공개적으로 사법부 독립 관련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한층 고조됐다.
이 대통령은 18일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최근 이어지고 있는 조 대법원장의 ‘사법권 독립’ 발언에 관해 “국가기관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조 대법원장은 같은날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 폐회식에서 “법원은 변화에 대응해야 하나 우리를 이끄는 원칙만큼은 흔들림 없어야 한다. 사법부의 독립성과 공정성, 청렴성, 그리고 국민의 신뢰는 언제나 보호돼야 한다”며 재차 사법권 독립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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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안팎에서는 대법원의 침묵이 길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입장 표명이 늦어지는 과정에서 사태가 정치적 공방으로 확대돼왔기 때문이다. 상고심 지연에 따른 국민적 피해와 사법부에 대한 신뢰 저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대법원으로서도 결정을 마냥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민국 법원의 날’(11일), 아·태 대법원장 회의(16~19)일 등 법원의 주요 행사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조 대법원장이 이번 주에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추석 연휴를 앞둔 민심과 정치권 일정 등을 고려하면 다음 주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조 대법원장이 다시 제청에 나설 경우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구성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김성수 대법관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법 문언 그 자체로 보면 후보자를 추천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하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법률가라면 재제청 방식에 이견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사안이 이미 정치화된 만큼 메시지와 타이밍을 살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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