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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향 아닌 실현 가능성…노동 유연성↑·이민자 받아야”[ESF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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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25.06.18 05:20:00

(26)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제5대 폴란드 대통령
18~19일 이데일리 전략포럼 첫 기조연사 맡아
생산인구 감소 따른 성장 둔화 시대
공감 협력 적응이 새 리더십 조건
"생산성 올리는 것이 경제성장의 핵심
유연하고 전략적인 정부 역할 필요"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인구 문제는 국가 존립마저 흔드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정부의 올바른 선택과 책임 있는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제5대 폴란드 대통령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정부의 역할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실효성 없는 정책과 현실을 놓친 대응은 인구구조 변화의 ‘골든타임’마저 놓치게 한다며 유연하고도 전략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코모로프스키 전 대통령은 18~19일 열리는 ‘제16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의 첫 기조연사로 나서 ‘인구 오너스’(15~64세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시대에 폴란드의 경험과 국가 전 수장으로서의 리더십에 대한 혜안을 들려준다.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제5대 폴란드 대통령
‘인구증가=경제발전’ 공식, 더는 유효하지 않아

우리나라는 저출산·초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라는 사회 구조적인 국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4일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인구 위기에 따른 중장기 성장 둔화, 국가채무 증가 등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침 폴란드도 새 정부가 출범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보수 우파 성향의 야권 후보인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가 당선됐다.

코모로프스키 전 대통령은 “인구의 구조적 변화는 모든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더 이상 인구 증가를 기반으로 발전해왔던 현재의 경제 공식은 유효하지 않다”며 “정부는 선거 주기를 넘어선 장기적 관점과 현재의 도전(과제)에 맞게 정책을 재조정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국가 정책은 실현 가능한 선에서 이뤄져야 하고, 단지 사회적 이상향에 기대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불확실성 속 세계는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면서 리더십의 조건으로 적응력과 공감 능력, 협력의 역할을 꼽았다. 인구 절벽의 원인이 다면·복합적인 만큼 노동·주거·교육·복지·의료 등 전 영역을 고려한 통합적 분석이 마련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한국 잠재성장률 2040년대 0% 추락 가능성

한국 정부는 그간 380조원의 재정을 투입해 저출산·고령화 대응에 나섰으나, 실질적 성과는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1.8% 수준인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2040년대 0% 내외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47년 전후 잠재성장률이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경제 구조개혁, 노동력 감소 완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이 현실이다.

반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인구 문제를 겪고 있는 폴란드는 역동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안긴다. 코모로프스키 전 대통령은 “폴란드는 2004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출산율 저하, 고령화, 젊은 고급 인력의 해외 이주라는 삼중고를 겪어왔다”면서도 “전략적 정책과 구조적 대안을 통해 인상적인 경제 성장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폴란드의 경제적 성과 핵심 요인은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이민자 유입, 효과적인 EU자금 활용 등에 따른 ‘생산성 향상’에 있다. 그는 “EU자금 활용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지원·확대하고, 교육·교통 등 인프라 확대와 수출산업 육성 및 산업의 디지털화로 경쟁력을 구축해왔다”며 “이는 고용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이민자 유입에 따른 노동력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소비 증대로 인한 경제 기여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은 풀어야 할 공통 과제다. 코모로프스키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100만명이 넘는 난민을 연대의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들였던 이전과 달리, 폴란드 역시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며 “균형 잡힌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일·가정 양립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일부 성과 사례로는 폴란드의 가족 친화 지원 정책인 ‘800+ 프로그램’을 언급했다. 800플러스는 폴란드의 주요 사회 정책 중 하나로, 가족 소득 관계 없이 만 18세 이하 모든 자녀에게 1인당 800(30만원)즈워티의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그는 “출산율 증가에는 직접적 영향을 주지 못했으나, 출산율을 자극하고 저축이나 투자에 활용하는 등 가계 재정 개선과 미래 준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아울러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미래 세대를 향해선 “나는 대통령이었고, 다섯 자녀의 아버지이자 일곱 손주의 할아버지”라며 “오늘날처럼 불안정한 시대에 가족이야말로 든든한 버팀목인 동시에 격동의 시대를 항해하는데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나침반”이라고 가족의 가치를 역설했다.

코모로프스키 전 대통령은…

폴란드 제5대 대통령이다. 2000년 폴란드 국방장관을 역임했고 2001~2006년 하원 부의장을 지냈다. 2007년부터는 하원 의장직을 맡았고 2010년 대통령에 당선돼 2015년까지 역임했다. 폴란드의 친경제·친기업·친서방 정책에 가속화를 이끌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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