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아이브 안무도 저작권 인정받을 수 있을까

김연서 기자I 2025.01.18 09:42:34

한국저작권위원회 연구
“안무가 권리 확립과 저작권 인식 제고에 노력해야”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글로벌 K-팝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4세대 아이돌 걸그룹 뉴진스와 아이브의 히트곡들의 안무에도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시대가 올까. K-팝 열풍이 이어지면서 여기에 큰 공헌을 한 ‘K-안무’에 대한 저작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한국저작권위원회 연구가 나왔다.

카일 하나가미 안무와 포트나이트 이모트. (사진=연합뉴스)
18일 연합뉴스와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안무는 무용을 연극저작물로 명시하는 저작권법 제4조에 따라 제도적 보호는 받지만, 현실적으로 창작자들의 권리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해외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 분쟁 사례가 미국 게임회사 에픽 게임스의 안무 무단 도용 논란이다. 미국의 유명 안무가 카일 하나가미는 2017년 자신이 만든 5분짜리 댄스 영상을 유튜브 등에 올렸다.

2020년 에픽 게임스가 온라인게임 ‘포트나이트’의 캐릭터 이모트(감정을 표현하는 기능)에 카일 하나가미의 안무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법적 분쟁까지 발생했다. 법원은 당시 1심에서 영상 속 댄스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은 이를 뒤집어 카일 하나가미와 이모트 사이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며 손해 배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국내에서는 2011년 걸그룹 시크릿의 ‘샤이 보이’ 안무가가 한 댄스 학원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기도 했다. 댄스 학원에서 자신의 안무를 수강생들에게 가르치고, 이를 촬영한 영상을 학원 홈페이지와 인터넷 등에 올리며 무단으로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안무 저작권을 인정하는 사례가 국내외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이마저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저작권 보호 대상에 안무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작권 보호 범위에 대한 논란도 많아 이에 대한 실질적 권리 행사가 어렵다.

지난해 초 안무저작권협회가 출범했고,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최근 안무 저작권 보호 방안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으나 이제 걸음마 단계다. 작년 7월 한국안무저작권협회가 국내 안무가 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저작권위원회에 안무 저작물을 등록한 경험이 있는 안무가는 2.2%에 불과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안무는 산업화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국내외적으로 이와 관련한 연구도 활발하지 않다”며 “앞으로도 안무가의 정당한 권리 확립과 저작권 인식 제고를 위해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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