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선거·정권심판·생애 첫 투표”…이유도 각양각색

이소현 기자I 2022.03.09 12:58:07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소 둘러보니
"공약도 TV토론 검증도 꼼꼼…한 표 행사"
"지지 후보 당선됐으면 하는 마음에 투표"
투표소 앞 ''V자'' 손가락 모양 인증샷 남겨

[이데일리 이소현 이용성 이수빈 기자] “이번 선거 초박빙이라 한 표 보태려고요.”, “자영업자들 너무 힘들었어요. 정권 심판해야죠.”, “생애 처음으로 하는 대통령 선거에요.”

9일 오전 6시부터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이날 이데일리가 서울 광진구, 서초구, 마포구, 서대문구 등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이번 대선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며 연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웃도는 감염 대유행 상황에서도 유권자들의 발길은 투표소로 향했다.

20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일이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시립목동청소년센터에 마련된 목1동 제6투표소에서 시민들이 기표 후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자영업을 하는 유권자들은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이유로 들었다. 서울 광진구 인근 투표소에서 만난 정모(62·여)씨는 “자영업을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장사가 안돼서 폐업했다”며 “근데 이 정부가 지금 버티는 사람들은 돈 주는데 너무 힘들어서 폐업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도와준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꼭 정권교체 됐으면 좋겠다”며 “내가 2016년에 촛불을 들었던 사람인데 오죽하면 이러겠느냐”고 토로했다.

서대문구 신촌 인근 투표소에서 만난 민모(65·남)씨는 “자영업 하는데 차기 정부에 자영업자들 좀만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인 60대 초반의 임모씨는 “솔직히 자영업을 하면서 이번에 너무 힘들어서 현 정부를 평가하면서 찍었다”며 “사전투표 부실논란도 있었는데 사실 관련 내용은 잘 모르지만, 정권교체는 꼭 됐으면 하는 마음에 투표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광진구 인근 투표소에서 만난 조달호(68·남)씨는 “투표소 안내문 앞에서 승리의 ‘V’(victory) 표시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며 “외교와 내치, 국방 등 모두 실망스러워 정권교체를 위해 투표했다”고 말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투표에 나선 박모(62)씨는 “작년에는 실망을 참 많이 했다”며 “정치를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투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등산 가기 전 투표소에 들린 김영구(80·남)씨는 “대통령 누굴 뽑아도 다 똑같더라”며 “그래도 이번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제5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오차범위 안의 ‘초박빙’의 선거라 한 표를 보태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한 이들도 있었다. 신촌 인근 투표소에서 만난 강모(24·남)씨는 “군대에서 총선을 경험해보고 대선은 난생처음”이라며 “여론조사를 보면 지금 초박빙 상태인데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내 표 하나가 도움될 것 같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60대 김모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한 것”이라며 “지금 누가 이길지 모르니 한 표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회사원인 임모(29·남)씨는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해서 투표하러 왔다”며 “기업을 위하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인 투표권 행사를 강조하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20대인 천모씨는 “투표는 나의 권리”라며 “권리 행사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신촌 인근 투표소에서 만난 박모(27)씨는 “출근길에 투표하러 왔다”며 “유권자로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초구 인근 투표소를 방문한 김모(22·여)씨는 “놀러 가는 것보다 나라 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투표를 하러 왔다”며 “저의 첫 대통령선거인데 설렘보다는 걱정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공약을 꼼꼼히 검증한 유권자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광진구 인근 투표소에서 만난 유모(27·남)씨는 “대선 토론을 보면서 자신의 공약에 정직할 것 같은 사람을 뽑았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양모(31·여)씨는 “공약집을 살피며 후보들의 공약을 두루 비교하고 뽑았다”고 말했다. 서초구 투표소 인근에서 만난 이모(21·여)씨는 “청렴한 후보, 경제를 살릴 후보를 찾아보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보궐선거 모두 이 기준으로 투표했다”고 강조했다.

첫 투표권 행사도 투표소로 발길을 이끈 요인이었다. 재수생인 나모(19·여)씨는 “대통령 선거가 처음이라 설레기도 한다”며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남승빈(21·남)씨는 “20대이다 보니 청년 정책에 관심이 갔고 이 정책을 잘 이행해줄 후보를 뽑으려 한다”며 “나에게 첫 대선인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그게 더 궁금하다”고 말했다.

20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일이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시립목동청소년센터에 마련된 목1동 제6투표소에서 시민들이 기표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