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외식 쿠폰 1700억 뿌린다…소비·방역 두마리 토끼 잡을까

한광범 기자I 2020.10.18 13:00:01

8대 소비쿠폰·코세페 포함 소비진작 정책 이달 재개
숙박 등 8대 쿠폰 1684억 들여 1800만명에 무료 배포
거리두기 강화로 소상공인 피해 극심…고용 직격탄
"코로나 지속…대면소비 부양책 효과 크지 않을수도"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이영훈 기자]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정부가 심상치 않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수활성화 정책을 재개하기로 했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인해 두 달 넘게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18일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단했던 8대 소비쿠폰 배부를 이번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아래 코로나19 확진자수 추이를 지켜보며 시행 시기를 조율 중이다.

◇8대 쿠폰 1684억 들여 1800만명에 무료 배포

8대 소비쿠폰은 숙박, 관광, 공연, 영화, 전시, 체육, 외식, 농수산물 등 8대 분야 관련해 1684억원을 들여 국민 1800만명에게 무료로 지급하는 방안을 재개할 예정이다.

우선 국내 숙박업체를 온라인으로 예약할 경우 3만~4만원의 할인을 제공한다. 또 국내 여행상품 사전예약 시엔 30%를 할인해준다. 공연을 온라인으로 예약할 경우 1인당 8000원(최대 4매)을 할인받을 수 있다. 영화도 최대 2매까지 1인당 6000원씩의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박물관·미술관 이용요금도 할인 받을 수 있다. 실내체육시설 월 누적 이용금액이 8만원 이상일 경우엔 3만원을 환급해준다. 또 주말에 외식업소를 6회 이용할 경우 1만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농수산물은 20% 할인된 가격이 판매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소비진작을 위해 8대 소비쿠폰 지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8월 중순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급을 중단했다. 농산물 쿠폰 예산 400억원 중 200억원, 농촌 관광 쿠폰 예산 18억원 중 4800만원 집행에 그쳤다. 당시 일각에선 정부가 섣부른 소비진작 캠페인으로 국민들에게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줬다는 비판도 나왔다.

대규모 세일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도 다음 달 1~15일 진행하는 등 내수활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또 코리아 수산 페스타를 통해 대규모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변수다. 지난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됐지만 18일에만 확진자가 91명 추가로 발생하는 등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두 달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내수를 중심으로 한 피해가 극심한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소상공인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용시장도 충격을 받았다. 지난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701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만2000명 감소했다. 4월 이후 줄어들던 감소폭이 5개월 만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산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이 22만5000명, 도매 및 소매업이 20만7000명, 교육서비스업이 15만1000명 각각 감소했다.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30만3000명, 일용근로자는 4만1000명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방역당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재개 시기·방역 보완 방안 등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비진작책 효과 제한적…직접 지원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6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과거와 달리 코로나19 위기는 취업유발효과가 높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타격을 주고 있다”며 “고용이 살아나기 위해선 소비 등의 내수회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8대 소비쿠폰이 실제 소비 진작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이견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소비 촉진 캠페인이 효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현 상황에선 대면 소비에 초점을 맞춘 소비쿠폰의 경우 투입하는 재원 대비 효과가 높지 않을 것”며 “오히려 그 재원을 고용 피해가 큰 청년층과 자영업자 지원에 쓰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8대 소비쿠폰.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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