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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정거래법,을의 목소리에 힘...부작용은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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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07.02 05:00:00
소기업·소상공인들이 대기업·중견기업을 상대로 자신들의 정당한 몫을 보장받기 위해 벌이는 단체협상의 경우 앞으로는 공정거래법상의 담합 규정 적용이 면제된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업무보고에서 경제적 약자의 단체행동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을(乙)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 방안’을 보고했다.

개편안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소상공인에게도 단체교섭권을 주겠다며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인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런 움직임에 맞춰 단체 협상의 담합 처벌 가능성을 없애주겠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담합은 둘 이상의 사업자가 합의해 가격·거래조건·거래량 등을 제한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말한다. 위반 시 과징금, 형사처벌, 손해배상 책임 등이 부과될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단체협상 참가자가 모두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소상공인일 경우 별도 심사 없이 담합 규정 적용을 면제하기로 했다. 국내 사업자의 98.2%(816만 개)가 수혜 대상이다.

정부가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을 보강해 주기 위해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운신 폭을 넓혀주려는 취지는 평가할 만하다. 예컨대 개편안이 시행되면 쿠팡이츠 등 배달 앱의 입점 상인들도 수수료나 정산 주기 등 거래 조건과 관련한 단체 협상에 나설 수 있다. 입찰 담합 및 소비자들 대상의 가격 담합 등은 허용하지 않는다지만 전반적으로 약자 권익 보호에 큰 효과를 낼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을 공정위는 잊지 말아야 한다. 시장 경제 원칙과 충돌할 뿐 아니라 계약 자유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한 예다. 또한 담합에 예외를 적용한다는 것은 공정거래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견해도 법조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특정 업종의 사업자들이 집단적으로 거래조건을 협의하면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사용자성 범위와 경영 판단의 충돌 등을 놓고 산업 현장에 큰 혼란을 안긴 ‘노란봉투법’ 과 유사한 사례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을의 권익 보호 취지가 퇴색하지 않도록 공정위는 제도 운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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