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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감세법 1년…환급 늘었지만 적자·복지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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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7.05 13:48:50

올해 평균 환급액 3275달러…1년 전보다 11% 이상 늘어
이란전 물가 상쇄했지만 저소득층 복지삭감 본격화 우려
CBO "10년간 재정적자 4.2조달러 증가"…성장 전망 하향
표준공제·자녀공제 등 세제 혜택도 적지 않아…신청 폭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 감세법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시행 1년을 맞이한 가운데, 세금 환급은 늘었지만 정부 재정적자가 불어나고 저소득층 복지는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환급 늘어 ‘반짝 부양’…“청구서는 뒤로 미뤄”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감세법 시행 이후 올해 평균 세금 환급액이 3275달러(약 501만원)로 1년 전보다 11% 이상 늘었다. 감세와 지난해 초과 납부가 맞물린 결과로, 이 환급 증가세는 올봄 미국인의 지출을 늘렸을 것으로 파악된다.

WP는 트럼프 감세법의 여러 조항이 이미 미국인들의 지갑, 나아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실제 올해 세금 환급액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며 많은 미국인과 기업에 단기 부양 효과를 냈다. 이란 전쟁으로 오른 휘발유·식료품 가격 부담도 일부 상쇄했다.

다만 저소득층에 타격을 줄 대규모 사회복지 삭감이 이제 막 시행되기 시작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초당파 분석들은 이 법의 혜택이 고르지 않아, 장기 감세가 저소득층보다 중·고소득층에 더 크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초기 혜택을 ‘슈가 하이’(설탕을 먹은 뒤의 일시적 흥분)에 빗댄다. 존 리코 예일대 예산연구소 정책분석 부국장은 “단기적으로 혜택을 만들어내면서, 재정적·거시경제적으로 그 비용을 치르는 문제는 뒤로 미루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급 증가의 뿌리가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도입된 소득세 감면이라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보탠다. 트럼프 감세법은 지난해 말 만료될 예정이었던 이 감면을 유지했는데, 당시 감세는 거의 모든 소득 계층의 세 부담을 낮추면서도 고소득층에 더 유리했다.

감세는 재정적자를 키운다는 점도 우려 사항이다. 초당파 기구인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으로 향후 10년간 재정적자가 4조2000억달러(약 6426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CBO는 당초 이 법이 올해 더 강한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봤으나, 이 전망에는 물가를 끌어올린 이란 전쟁이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성장률이 훨씬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반면 백악관은 성과를 강조한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 법이 “단기적 경제 구제와 장기 성장의 토대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며 “수천만명의 노동자 계층 미국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조항 덕분에 더 많은 돈을 손에 쥐게 됐다”고 말했다.

표준공제 확대에 팁·자녀공제까지…혜택도 있어

물론 감세법이 폭넓은 혜택을 준 것도 사실이다. 2017년 법이 표준공제를 두 배로 늘린 데 이어, 이번 법은 물가에 연동되는 이 공제를 유지하면서 1인 기준 1만5750달러(약 2410만원), 부부 기준 3만1500달러(약 4820만원)로 소폭 올렸다. 재무부에 따르면 신고자의 90%가 표준공제를 적용받는다.

‘팁 비과세’와 ‘초과근무 비과세’도 새로 생겼다. 모든 세금을 없애는 게 아니라 일정 한도까지 소득을 공제해주는 방식으로, 팁은 첫 2만5000달러(약 3825만원), 초과근무는 1만2500달러(약 1913만원)까지다. 두 혜택 모두 소득이 높아지면 단계적으로 줄고 2028년 말 종료된다.

재무부에 따르면 750만명 이상이 팁 공제를 신청해 평균 7000달러(약 1071만원)를 공제받았고, 초과근무 공제 신청자는 2900만명을 넘었다. 65세 이상을 위한 6000달러(약 918만원)의 새 표준공제도 만들어졌는데, 사회보장 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없애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대체한 것이다. 이 역시 2028년 말 종료되며 3500만명 이상이 신청했다.

자녀세액공제는 2017년 법 만료로 자녀 1인당 2000달러(약 306만원)에서 1000달러(약 153만원)로 줄 예정이었으나, 새 법이 이를 영구화하고 물가에 연동해 2200달러(약 337만원)로 올렸다. 다만 사회보장번호가 있어야 해 비시민권자는 받을 수 없다.

세제 혜택 신청은 폭주했다. 지난달 2일 재무부 잠정 집계에 따르면 신청자는 표준공제가 1억270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녀세액공제 4000만명, 고령자 공제 3500만명, 초과근무 비과세 2900만명, 팁 비과세 750만명, 자동차 대출이자 비과세 140만명 순이었다.

이런 신설 혜택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레나 파텔 어번-브루킹스 조세정책센터 공동소장은 팁·초과근무 비과세를 두고 “꽤 표적화돼 있다”고 평가했다. 혜택이 일정 소득·한도 안에서만 작동해,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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