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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탈출한 곰 2마리, 꿀창고 털고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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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자I 2025.06.27 05:30:29

55분간 꿀 일주일 치 먹어 치워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체중 180kg의 곰 두 마리가 우리 밖으로 탈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동물원 측에서는 즉시 관람객을 대피시키고 현장 대응팀을 출동시켰는데, 정작 곰 두 마리는 꿀창고에서 일주일 치 꿀을 먹어치운 뒤 복귀했다.

영국 동물원 와일드우드 데번에서 보호 중인 유라시아 불곰 두 마리 미슈와 루시. (사진=와일드우드 데번 인스타그램)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엑서터 인근의 동물원 ‘와일드우드 데번’에서 전날 오후 ‘미슈’와 ‘루시’라는 이름의 다섯살짜리 유라시아 불곰 두 마리가 탈출했다. 이 곰들은 지난 2019년 알바니아의 눈사태에서 구조된 남매 곰으로, 4년 전 와일드우드 데번으로 왔다.

두 마리의 곰은 전날 오후 3시쯤 울타리를 뚫고 직원 구역으로 침입했다. 곰들이 탈출한 것을 인지한 동물원은 즉시 ‘코드 레드’를 발령하고 관람객을 대피시켰다. 동물원에 있던 어린이 등 관람객 16명은 헛간으로 긴급 대피하고 문을 잠갔다.

여기에 총기 훈련을 받은 긴급 대응팀이 배치됐고 경찰도 동물원에 도착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에 잡힌 미슈와 루시의 모습은 너무나 태평했다. 곰들은 냄새를 맡으며 열려 있는 꿀 창고를 발견했고, 이곳에서 일주일 치 간식인 꿀을 먹어 치웠다. 창고에 있던 꿀은 곰들의 특별 간식용이었다.

동물원을 운영하는 보호단체 와일드우드 트러스트 관계자는 “곰들이 잔치를 벌이고 뛰어놀고 밧줄을 잡아당기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꿀을 잔뜩 퍼 먹은 미슈는 만족했는지 우리로 복귀했고, 루시 역시 종소리와 좋아하는 음식으로 유인해 우리로 되돌아갔다. 곰들이 꿀을 먹어치우고 우리로 복귀할 때까지는 55분이 걸렸다고 한다.

동물원 관계자는 “곰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꿀이나 땅콩버터, 잼 등 좋아하는 먹이를 찾는다”라며 “후각이 뛰어나서 숨겨놓아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원 측은 곰들의 탈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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