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빅3’의 올해 수주 규모는 200억달러에 육박해 지난해 상반기 호실적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2000년대 초반의 슈퍼사이클 이후 두 번째 호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수주 내용도 알차고 좋다. 2003~2007년 당시의 슈퍼사이클 때는 컨테이너선이 절반가량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 빅3의 수주에서는 고부가가치의 LNG 선박이 더 많다. 최근에는 해상풍력전용설치선 쇄빙전용선 같은 고가의 특수선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다른 중견 조선사들 실적도 기대된다.
하지만 지금의 수주 호황에 취해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무엇보다 중국의 공세가 무섭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컨테이너선 벌크선을 중심으로 물량 공세를 펴 수주량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최근에는 자체 설계한 대형 LNG운반선을 완성했다. 암모니아, 메탄올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지 않으면 언제 중국이 고난도의 첨단 선박까지 추격할지 모른다. 기술 격차는 이미 좁혀졌다는 게 업계 평가다. 기존의 화석연료 엔진을 대신하는 차세대형 친환경 에너지 추진선 수요에 맞추면서 글로벌 무탄소 규제를 극복하는 것도 큰 과제다. 자율운항 기술의 축적과 함께 이런 규제를 돌파하는 게 중국과의 기술 격차 유지에 핵심이 될 것이다.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나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높은 원가 부담도 불안 요인이다.
이런 위험 요인을 하나씩 극복하면서 스마트조선소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누적된 수주량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며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젊은 세대의 조선소 기피와 맞물린 숙련 기능인력 부족이라는 현장의 고민은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미래형 산업으로 더 나갈 수 있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미 해군함 사업도 계속 공을 들일 분야다. 그런 점에서 다음달로 예정된 ‘총 60조원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를 국내 조선사들이 독일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하길 바란다. K조선을 K반도체와 함께, 또 K반도체를 뒤이을 미래 먹거리로 키워나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