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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학년별 음주 경험(시작) 발생률은 중학교 1학년 5.3%, 중학교 2학년 6.4%, 중학교 3학년 8.2%, 고등학교 1학년 11.9%로 학년이 증가할수록 높아졌다. 청소년 음주 경험은 남학생이면 좀 더 높았으며 △미래 음주 의도(커서 술을 마실 생각이 있는 경우) △술 마시는 게 별것 아니라는 생각(음주의 위해성 인식 부족) △가족 내 음주자 존재 △미디어 내 음주장면 시청 및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목격 경험이 청소년 음주 시작의 선행요인이었다.
특히 모금 기준 음주 경험도 청소년 시기 음주 시작을 부추기는 요소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 모금 기준 음주 경험이 잔 기준 음주 시작의 오즈비(OR, 위험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질병 발생에 대한 오즈값의 비)가 2.83(95% 신뢰구간, 2.39~3.36)으로 나타났다. 오즈비가 1이 넘어가면 원인 노출 그룹에서 사건 발생 확률이 더 높다는 의미다. 즉, 잔 기준 음주 시작이 청소년 음주의 강력한 원인이라는 의미다.
특히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잔 기준 음주 경험이 없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31.7%가 이미 모금 기준 음주를 경험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제사나 종교의식 등에서 가족의 권유로 인해 이른 나이에 모금 기준 음주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청소년 음주의 대표적 원인으로 잘 알려진 친구의 음주 및 친구의 권유는 오즈비가 1.57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모금 기준 음주 경험 원인보다 작았다. 초등학교 6학년 시기에 음주를 하는 친구가 있는 학생이 1.4%로 매우 적어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음주를 권장하고 음주에 대한 인식 또한 청소년기 음주에 영향을 줬다. 성인 시기를 포함한 미래에 술을 마실 생각이 있는 학생은 53.1%였고 술이 매우 해롭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학생은 54.4%였다. 가족 내 음주자가 있는 학생은 81.2%였으며 친한 친구 중 음주자가 있는 학생은 1.4%였다. 최근 7일 동안 3일 이상 미디어에서 음주 장면을 시청한 학생은 21.7%,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목격한 학생은 13.2%였다
황준현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어린 시절의 단순한 한 두 모금의 음주 경험이 청소년의 음주 시작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금 기준 음주에 대한 허용적인 사회적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초등학생 시기부터 올바른 음주 규범을 정립할 수 있도록 금주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여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의 인식 전환을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술 광고 규제 및 금주구역 확대 등의 관련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