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301조 조사 개시, 기존 관세합의 틀 흔들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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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03.13 05:00:00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등 16개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개시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번 조사로 제조업 분야의 구조적 과잉생산과 관련한 주요 교역 상대의 불공정 관행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USTR는 관보 게시문에서 특히 한국에 대해 “지속적인 무역흑자를 통해 구조적 과잉 생산능력과 생산의 증거가 존재한다”면서 전자장비, 자동차 및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등을 열거했다. 그는 플랫폼 규제 등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추가 조사도 예고했다.

301조 조사 카드는 예견했던 일이다. 지난달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를 발동하면서 301조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최고 15%를 물릴 수 있는 글로벌 관세는 오는 7월까지 최대 150일간 유효하다. 그 시한이 만료되면 ‘301조 관세’로 대체하겠다는 게 미국의 복안이다.

청와대는 12일 “기존 관세 합의에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주요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 역시 “기존 합의는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대미 흑자는 우리 기업들이 현지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덩달아 기계·장비 등 자본재 수출이 증가한 측면이 크다.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과잉생산을 해소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미국 측을 설득할 논리로 활용할 수 있다.

일단은 301조 조사가 제조업에 초점을 맞췄지만 그 불똥이 디지털 서비스 분야로 튀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미 간에는 디지털 장벽을 둘러싼 갈등 요인이 수두룩하다. 구글 등 빅테크의 책임을 강화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쿠팡 사태는 미국 디지털 기업에 대한 차별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미국은 온라인 플랫폼법을 제정하려는 국회 내 움직임에 대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01조 조사 기간 중엔 트집 잡힐 일은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정부가 구글에 정밀지도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한 것은 우리가 특히 내세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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