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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혜택' 미끼에 속으면 큰일…中 '빨간 봉투' 주의보

이명철 기자I 2025.01.26 17:03:43

중국 춘절 연휴 앞두고 ‘빨간 봉투’ 주의보 발령
세뱃돈 등 담는 중국 홍바오 문화 악용 사례
CCTV “홍바오 혜택 틈타 사기 활동 늘어나”
현금 지급 유도하며 민감한 개인 정보 등 탈취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붉은 봉투란 의미의 ‘홍바오’(紅包)란 중국에서 흔히 사용되는 일종의 돈 봉투다. 누군가에게 감사함의 마음을 담아 봉투를 전달하거나 각종 경사에 홍바오에 돈을 넣어 준다. 중국의 음력 설인 춘절에 세뱃돈이나 용돈을 줄 때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홍바오는 중국의 대표 메신저인 웨이신(위챗)를 통해서도 보낼 수 있다. 우리가 카카오톡을 통해 송금을 할 때 봉투에 담아서 보낼 수 있는 것처럼 홍바오 기능을 선택하면 금액을 노출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전송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같은 앱에서도 홍바오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다. 고객들에게 소액의 현금이나 포인트 등이 담긴 홍바오를 건네고 이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춘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에서 홍바오 주의보가 내려졌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춘절이 다가오자 다양한 앱에서 홍바오 혜택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이를 틈타 사기 활동을 하고 돈을 사취한다”고 26일 보도했다.

CCTV에 따르면 우씽(오행)홍바오라는 한 앱은 국가와 협력해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속이고 소비자들에게 오행(금·목·수·화·토)의 홍바오를 판매했다.

다섯 개의 홍바오를 모두 모으면 큰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거짓말이었다. 소비자가 홍바오를 모으는 과정에서 앱은 거래 안전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사용자들에게 민감한 개인 정보와 은행 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윈씬춘(운신춘)이라는 앱은 춘완(설 맞이 특별 공연) 표를 살 때 현금이나 보조금 등의 홍바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미끼로 세워 사용자들이 표를 사도록 유도했다. 사용자가 춘완 표를 살 때 가상의 플랫폼으로 유도해 보험을 구매하도록 유도했는데 이때 노출된 정보는 사기에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CCTV는 지적했다. 또 해당 페이지에서는 국가가 빈곤 구제 기금을 지급한다고 속여 사용자에게 ‘긴급 처리’ 명목의 비용을 지불하도록 요구했다.

정보통신산업 반사기센터의 기술 전문가인 두웨이는 “사기범들은 일단 사용자 신뢰를 얻으면 그들이 다른 메신저를 내려받도록 유도하고 정교하게 설계된 화술로 자신들을 공식 정품으로 포장한다”며 “공지에서 현금, 배당, 고수익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사용자가 돈을 송금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춘절 연휴를 앞두고 앱들의 판촉 활동이 활발해지는 만큼 이러한 사기 활동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CCTV는 “사기 방지 전문가들은 특정 앱이 주장하는 고수익이나 보조금 등을 쉽게 믿지 말고 반드시 정식 경로를 통해 앱을 다운로드하고 합법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사기 관련 앱이 의심되면 즉시 로그아웃하고 삭제하고 사기 방지 공공 서비스 플랫폼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중국에선 사기 관련 웹사이트, 문자 메시지, 전화번호, 인터넷 계정 등 다양한 사기 관련 정보를 신고할 수 있는 반사기 공공 서비스 플랫폼이 마련됐다. 여기엔 사기 관련 정보 조회 기능도 있다. CCTV는 “웹페이지를 탐색할 때 사기로 의심되는 상황을 만나면 플랫폼에 로그인해 관련 정보를 조회하면 신속하게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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