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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등골 휘는 등록금 인상 말고 대학 재정구조 바꿔야”

김윤정 기자I 2025.02.01 08:30:00

[교육in] 허수경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조직사무국장
전국大 68% 올해 '등록금 인상 추진'…"年 34만원 부담↑"
"요식행위 그치는 등록금심의위…학생목소리 반영 안돼"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진짜 대학에 돈이 없다면 등록금을 올릴 게 아니라 사립대의 근본적인 재정 구조를 개선하고, 국가가 대학 재정에 더 투자해야합니다. 등록금 수입에만 의존해온 구조를 바꾸는 것이 먼저입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소속학생들이 22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장 앞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허수경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조직사무국장은 최근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대학의 근본적인 재정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전대넷이 최근 1800여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무려 98%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했다.

올해 대학가의 등록금 인상 기조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 22일 4년제 대학 총장 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9%(57명)가 올해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 2025학년도 등록금 인상을 제안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인상 폭은 ‘5.0~5.49%’가 50.9%(29명)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학생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전대넷에 따르면 사립대가 5.49%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학생들은 연평균 34만 60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특히 공과대·의과대나 평균 등록금이 800만~900만원인 연세대·이화여대 등 일부 사립대 학생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허 국장은 대학들이 호소하는 재정난 주장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홍익대의 경우 7900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등록금을 올리려 한다”며 “법인이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서 대학이 정말 돈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현행 등심위 구조의 비민주성도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이 반대해도 나머지 위원들이 찬성하면 통과되는 구조”라며 “총장들도 법인 이사회에서 채용하기 때문에 학생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화여대의 사례를 들며 등록금 인상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을 비판했다. “1차 회의에서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겠다고 했다가, 2차 회의 도중 갑자기 ‘재정이 어렵다’며 인상으로 입장을 바꿨다”며 “등심위에서 학생들이 반대 투표를 했음에도 결국 인상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허 국장은 “정부는 과거 반값 등록금을 약속했지만 고지서상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추는 대신 국가장학금 2유형으로 우회 지원해왔다”며 “이제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하면서 그나마 지켜온 이 기조마저 무너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대넷은 향후 대응 방안으로 2월 중순 등록금 고지서 발급 시기에 맞춰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대학 재정구조 개선을 위한 교육부-대학-학생 간 토론회 개최와 교육부 장관단과의 간담회도 추진할 예정이다. 허 국장은 “교육부 관계자들이 대학 총장들과는 만나면서 정작 당사자인 대학생들과는 만나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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