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고, 현장 직관…2030도 경매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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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환 기자I 2026.03.10 05:00:05

[토허제 피해 경매로③]
1~2월 경매로 서울 집 산 2030
205명…전년 동월비 32.3% 쑥

[이데일리 김형환 김은경 기자] “릴스에서 경매 영상을 보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네요.”

최근 경매 공부를 시작했다는 강모(32)씨는 웃으며 이 같이 말했다. 경매를 통해 주변 시세보다 수천만원 가량 아파트를 싸게 구입했다는 릴스를 보고 자신도 ‘내 집 마련’의 꿈을 꾸게 됐다는 것이다. 강씨는 “경매를 보러 난생 처음 법원도 가보고 공부도 하고 있는데 마땅한 물건이 없다”며 “그래도 경매가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경매를 통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2030 매수인 현황.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최근 서울 집값의 급등으로 내 집 마련을 시도하는 무주택자 청년들이 법원 경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물건을 잘 찾을 경우 비교적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대상으로 묶여 실거주 의무가 생긴 상황에서 경매는 갭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경매를 통해 임대사업을 위한 물건을 찾는 청년들도 있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경매를 통해 서울 지역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20~30대 매수인은 총 205명으로 전년 동월(155명) 대비 32.3% 증가했다. 2024년 동기(127명) 이후 계속해서 경매에 참가하는 2030 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법원 경매 현장에서는 청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내집 마련을 위해 법원을 찾은 신혼부부부터 아이가 태어나 집 크기를 키우기 위한 신혼부부, 부모님과 함께 경매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물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법원을 찾은 20대 이모씨는 “요새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지 않나. 내 집 마련은 하고 싶은데 돈은 부족하니 경매를 통해 비교적 저렴하게 집을 사려고 한다”며 “원래부터 아버지께서 경매를 자주 다니셔서 유튜브도 보고 아버지께 조언도 구하며 퇴근 후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실거주 목적이 아닌 임대 사업이나 시세차익을 위해 경매에 참여한 2030도 있었다. 현재 서울 전역이 토허구역으로 실거주 의무가 있지만 경매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없다. 20대 권모씨는 “경매만 유일하게 실거주 의무가 없어 갭투자가 가능하지 않냐”며 “오피스텔이나 빌라를 보고 있는데 시세보다 싸게 사서 전세를 두다가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시세차익을 남기려고 한다”고 웃음을 보였다.

실제로 내 집 마련 등의 목적으로 경매를 공부하고 있는 2030세대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한 경매학원 관계자는 “과거 경매라고 하면 저렴하게 임대물건을 사서 월세로 노후 대비를 하는 장년이나 노년층들이 절대 다수였다면 최근에는 청년 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부분 집값이 너무 비싸니 실거주 목적 아파트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위 이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제작됐음. (사진=챗GPT)
유튜브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경매 성공담이나 경매 공부법을 공유하는 콘텐츠들이 범람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히 경매와 관련한 내용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낙찰 이후 명도 과정, 강제집행 과정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많은 청년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매를 통한 투자와 관련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결국 저가로 매입해 수익을 실현하는 성공담이 개개인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량 물건의 경우 경매 시장에는 잘 안나오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 자금이 묶인다던지 명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등 여러 위험 요소가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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