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고한 수출 호조세에 힘입은 경상수지의 월별 연속 흑자에도 환율이 불안하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들락거리면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미국 국채금리도 오름세를 보여 예사롭지 않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한때 연 5.20%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이다.
금융시장에 긴장과 불안이 적지 않다. 고환율에 꿈틀대는 금리 인상 조짐은 인플레이션 우려의 결과이자 원인으로 맞물려 더 악화할 공산이 다분하다. 자칫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의 3고(高) 악조건이 우리 경제를 덮칠 수 있다, 반도체가 삼성전자의 파업 위기를 한고비 넘기면서 다시 수출 엔진의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몇몇 산업을 제외하면 경제는 여전히 전망이 밝지 않아 충격은 더 클 것이다.
이럴 때 다시 돌아봐야 할 게 부채 문제다. 한국 경제는 실상 ‘빚의 산’에 올라 있다. 금리가 낮고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물가 부담도 크지 않다면 ‘빚도 자산’이라는 말 그대로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저금리 시기에는 버틸 수 있는 부채 구조가 고금리 고환율 환경에서는 급속히 취약해진다. 가계부채는 이미 1900조원을 넘어섰고 기업부채도 280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도 230조원으로 추산된다. 1300조원 규모에서 급증하고 있는 국가채무 역시 걱정거리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부동산PF 대출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한 것도 부채의 심각성을 알린 감독 당국의 경고나 다름없다.
고환율로 수입물가 상승과 함께 자본유출 압력이 커지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신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수도권 아파트값까지 다시 꿈틀대고 있어 금리를 올려서라도 집값을 잡으라는 요구가 다시 거세질 수 있다. 전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나 파급 효과를 뻔히 보면서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투자와 소비 환경의 급랭은 당연해지는 만큼 이를 경계하며 대비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은 물론 정부도 과잉부채의 위험을 잘 인식하고 대비해나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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