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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변했지만 인간의 사랑과 욕망, 상실과 고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간의 삶을 꿰뚫는 고전은 오늘날에도 새로운 창작의 원천이 되고, 때로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된다. 클릭 몇 번만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창작자들이 끊임없이 고전으로 돌아가는 이유다.
수천년 전 이야기는 영화에서 그치지 않고 원작을 향한 관심으로 번져가고 있다. 18일 kt밀리의서재에 따르면 영화 ‘오디세이’ 개봉(5일) 이후 원작 ‘오디세이아’의 서재담기 수치는 일평균 기준 개봉 전 대비 4.7배 늘었고, 같은 기간 ‘오디세이’ 검색량도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이자 동명의 영화 흥행으로 무려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프로젝트 헤일메리’ 검색량이 약 2배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디세이’를 향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고전을 향한 관심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중장년층에서 두드러졌다. 영화 개봉 이후 ‘오디세이아’ 관련 도서 구매자를 연령별(교보문고 기준)로 살펴봤더니 40대와 50대가 각각 33.1%, 24%로 1, 2위를 차지했다. 예스24 집계에서는 50대(39.8%)와 40대(34.6%) 비중을 합치면 70%를 훌쩍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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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중장년층의 고전 수요는 최근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독서 비중이 커지는 흐름과 맞물린다. 이데일리가 교보문고에 의뢰해 분석한 연령별 도서 구매 현황을 보면 50대 비중은 2020년 14%에서 올해 17.5%로 3.5%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40대(25.3%→26.2%)와 60대(5.9%→7.5%) 비중도 증가세를 보였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현대 사회의 특징이 정보나 지식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오히려 다양해진 선택지가 독자에겐 즐거움이나 유익함 대신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고전은 이미 검증된, 안전한 텍스트라는 차원에서 수요가 다시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출간된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3000년 된 고전이 오늘날에도 새롭게 읽히는 이유를 보여준다. 오디세우스가 모험 속에서 마주하는 욕망의 유혹과 실패, 불운, 선택의 순간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되풀이되는 삶의 고민이다.
책은 이를 하이데거의 철학과 카를 융의 ‘페르소나’, 행동경제학의 ‘율리시스 계약’ 등 현대 철학과 경제학 개념으로 연결해 새롭게 풀어낸다. 수천 년 전 영웅의 모험담이 오늘날의 개념화된 가치를 기준으로 다시 읽히는 것이다.
2000년 전 로마인도 오늘날 현대인처럼 ‘나를 위한 시간’에 대해 고민했다. 2주 연속 베스트셀러 정상을 차지한 ‘세네카, 오늘을 빼앗기고 있는 당신에게’는 로마 제정기의 스토아 철학자 루키우스 세네카의 대화 다섯 편에서 핵심 사유를 선별해 55편의 짧은 글로 재구성한 편역서다. 루키우스 세네카는 라틴어 문화권을 상징하는 작가이자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로 폭군 네로 황제의 스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세네카는 해야 할 일과 약속으로 하루를 채우면서 정작 자신을 위한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돈을 잃는 것은 두려워하면서 매일 사라지는 시간에는 왜 무심한지 묻는다. 2000년 전의 ‘시간의 주인으로 사는 법’이 바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에게도 유효한 삶의 처방전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고전이 시대를 뛰어넘는 힘으로 인간의 삶에 대한 보편적인 통찰을 제시함은 물론, 시대마다 새롭게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을 꼽는다. 이창언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중장년층의 경우 과거의 자신들이 지향했던 가치와 오늘날의 사회적 모습이 많이 달라지면서 고전을 통한 성찰을 소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최근 학계에서도 진리라는 것 자체를 고정적으로 보지 않으려하는 주된 흐름이 있는 것처럼 변하지 않는 진리를 향한 성찰은 새롭고 다양하게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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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190005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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