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원청이 실질적 지배력을 미치는 국내 하청노동자는 200만~300만명에 달한다. ‘실질적 지배’는 이번 노란봉투법 시행과 함께 원청이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는 요건이다. 그동안 직접 속한 하청업체와 교섭해온 하청노조는 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원청과 직접 임금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청노동자와 별개로 국내 비정규직 노동자는 856만 8000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38.2%를 차지한다. 이들도 모두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정규직 전환 등을 원청에 직접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노동계는 양대노총을 중심으로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로드맵 마련을 모두 마쳤다. 민주노총은 이날 건설노조와 공공운수노조를 통해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법 시행 당일부터는 금속노조와 서비스연맹 콜센터지부 등 산별노조가 차례로 일정에 맞춰 원청에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 말 1차 공문 발송을 마쳤는데 법 시행에 맞춰 다시 교섭 요구에 나선다. 노동위원회에서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결정하는 첫 사례가 나올 4월쯤 노조는 ‘춘투’(春鬪·봄 투쟁)도 예고했다.
한국노총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현장 대응지침을 마련하고 조직 전체에 공유했다. 한국노총은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을 위해 △원청 영향력 조사 △교섭의제 설정 △사용자성 입증자료 확보 △원청 교섭 요구 △교섭구조 선택 △교섭 결렬 시 대응 △쟁의 및 압박 등 ‘원청 교섭 실행 7단계’를 제시했다. 특히 원청의 사용자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 동일 원청 내 하청노조 간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할 것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
노동계가 일제히 준비를 마친 가운데 특히 원·하청 구조가 광범위하고 복잡한 자동차와 조선, 건설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각 부품과 그 부품에 필요한 나사까지 생산하는 수많은 협력사를 두고 있어 법 시행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업 또한 상시적·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운영되는 업종이다. 대규모 건설 현장은 건설사가 최대 수십 곳에 달하는 전문 업체에 도급을 주는 형태다. 건설노조는 이날 100여개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중대재해 감소를 위한 단체협약 체결과 국공휴일 유급수당 등을 요구했다.
이 중에서도 한화오션과 현대제철은 하청노조와 교섭 테이블에 앉을 유력한 ‘1호 기업’으로 꼽힌다. 이미 법원에서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례가 나온 만큼, 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경우 사용자성을 인정받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공산이 크다. 두 기업은 지금까지 사용자성을 부정하며 하청노조와의 교섭에 응하지 않았지만,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교섭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가 법의 현장 안착에 주력하고 있음에도 원·하청이 정부의 구상만큼 빠르게 교섭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를 운영해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방침이지만, 유권해석 자문기구인 만큼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이 노동위의 사용자성 판정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하게 되면 결국 대법원 판결까지 나와야 할 수도 있다. 김덕호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노동위가 사용자로 판단해서 시정명령을 했는데도 기업이 이행하지 않으면 부당 노동행위가 되기 때문에 형사사건으로도 다뤄질 수 있다”며 “법 시행 이후 법적 분쟁이 굉장히 많이 나올 것이고 (법이 안착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 거의 끝 한마디에…롤러코스터 탄 뉴욕증시·유가[월스트리트in]](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3/PS26031000131t.jpg)


![“덩치 큰 남성 지나갈 땐”…아파트 불 지른 뒤 주민 ‘칼부림' 악몽[그해 오늘]](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3/PS26031000001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