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5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체감경기가 3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기업심리지수가 아직 100을 밑돌아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침체 국면의 우리 경제에 모처럼 반가운 신호다. 반도체 초호황과 그에 기반한 수출 회복으로 고물가·고유가에다 내수 부진 속에서 고전 중인 기업들의 불안 심리가 다소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성급한 낙관론이나 경기 반등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 흐름을 실제 투자와 고용 확대로 연결해나가는 냉철한 대응이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섣부른 비용 상승 압박이다. 아직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충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내수는 부진하고 자영업·중소기업의 어려움도 계속되면서 양극화의 그늘이 짙다.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와 강경한 노사 대립은 회복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크다. 노동계도 지금은 경제 전체의 회복 모멘텀을 살리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생산성 향상을 넘어서는 무리한 임금투쟁은 기업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도 그런 점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급격한 임금인상은 취약계층 보호라는 취지와 달리 고용 축소와 폐업 증가의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지금은 경기 회복의 불씨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속도 조절과 현실적 판단이 필요하다.
정책 방향도 한층 중요해졌다. 경기 반등의 흐름을 일시적 반짝 회복으로 끝내지 않으려면 투자 의욕을 높이는 친기업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규제 완화로 국내 투자가 늘어날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특히 반도체·AI·배터리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친기업 기조에서 과감한 정책 지원이 불가피하다. 5월의 체감경기 개선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다. 반도체 슈퍼호황에 따른 ‘착시 효과’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기업과 수출기업 중심의 호조세와 달리 중소기업·내수기업의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제조업에서도 업종별 편차가 크다. 모처럼 살아난 기업 심리가 경기 상승의 모멘텀이 되도록 경제 주체 모두가 신중하게 기본을 다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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