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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공항 이전, 한미 협의 불가피…美 '메모리펩 건설' 압박 활용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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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10.06 05: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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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광주기지 기능 이전 “2028년 중순도 늦다”…일정 단축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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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태·탁영환, 무안 민·군 겸용 선활용·최소 분산 제안…대체시설이 관건
허윤 “정부 주도 투자에 美 압박 유인”…안보·통상 함께 조율해야

[이데일리 김상윤·황병서·공지유 기자] 광주 군공항 이전과 미국의 메모리 공장 요구가 한미 협상에서 맞물릴 수 있다는 우려는 두 사안 모두 정부가 협상 전면에 서는 데서 출발한다. 광주 반도체 공장 착수 속도를 내기 위해 군공항 기능을 옮기려면 미측과 협의해야 하는데, 미국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자국 내 메모리 공장 건설을 공개 촉구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광주 반도체 산단 조성과 기업 투자계획까지 정부가 주도하는 만큼, 안보 협의와 투자 요구가 한미 간 현안 조율 과정에서 함께 다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오후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군 공항에서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4일부터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단 사업 예정지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군 공항 부지와 인근 지역을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후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군 공항에서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4일부터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단 사업 예정지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군 공항 부지와 인근 지역을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사진=연합뉴스)
광주기지는 평시 미군이 상주하지 않더라도 유사시 미 항공전력이 전개되는 한미 공동운영기지(COB)다. 미군에 공여된 시설과 한미 공동 사용 구역도 있어 한국이 일방적으로 부지를 회수할 수 없다. 대체시설을 마련하고 미군의 기존 작전 기능을 조정하려면 미측과 협의해야 한다.

문제는 군공항 이전을 두고 한미 간 시각차가 있다는 점이다. 양국은 2020년부터 광주를 포함한 5개 공동운영기지의 이전 원칙을 포괄협정으로 정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2024년 협정 문안에 가서명했다. 한국은 광주기지만 별도로 신속히 협의하려 하지만, 미측은 5개 기지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협정을 먼저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괄협정에는 대체시설 기준과 미군 임시 배치·이전 비용 분담 등이 담긴다.

한미 협의에 앞서 우리 정부는 광주기지 기능을 어디로, 어떤 단계로 옮길지 구체화해야 하지만 논란이 적지 않다. 현재 정부안은 광주기지 기능을 예천·서산·충주에 임시 분산 배치하고, 무안 군공항이 완공되면 다시 옮기는 방식이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5일 송영길·양부남 의원실 주관 정책토론회에서 무안공항의 유휴 부지와 활주로를 활용한 군·민 겸용 공항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세 곳에 전력을 나누면 수용 지역의 반발과 훈련 차질이 불거지고, 임시시설을 지었다가 무안에서 다시 건설하는 비용도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최 교수는 무안공항을 활용하면 이전 비용을 1조원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탁영환 한국정책연구원 원장은 같은 토론회에서 무안공항 선활용에 동의하면서도 활주로만으로 군 기능을 옮길 수는 없다고 짚었다. 정비시설·탄약고·격납고 등 부대시설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탁 원장은 무안 민·군 겸용을 주된 경로로 삼되, 시설 완공 전까지는 세 곳 전면 분산 대신 한 곳 등 최소한의 임시 분산을 병행하자고 제안했다. 무안 선활용안도 군 시설과 활주로를 갖춰야 하고, 분산 배치안도 임시시설·재이전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어떤 안을 택하느냐에 따라 미측과 협의할 대체시설의 위치와 규모, 임시 배치 기간과 비용이 달라진다.

여기에 광주기지가 미국의 대중·대아시아 전략에서도 중요한 만큼, 한국이 국내 부지 확보와 이전 일정만 앞세우면 미측과의 안보 협의가 늦어지거나 양국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미협상이 경제·통상과 안보가 함께 다뤄지는 흐름에서 군공항 이전 협의와 미국의 메모리 팹 유치 요구가 한미 정부 간 현안 조율에 동시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기업이 공장 위치와 투자 규모를 자율적으로 정하면 미국이 한국 정부에 입지 변경을 직접 요구하기 어렵지만,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세워 기업 투자까지 강하게 이끌면 미국이 기업 대신 한국 정부를 협상 상대로 삼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갖고 강하게 추진하면 미국은 한국 정부와 이야기해 자국에 공장을 유치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원장은 광주 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미측 협의와 미국의 메모리 공장 유치 요구가 함께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미군과의 협의가 미국 내 메모리 칩 공장 유치와 연계돼 논의될 수도 있다”며 군공항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대신 뭘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통상과 안보를 패키지로 다루는 흐름에서 이전 문제를 지자체나 산업부만의 사업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국방부와 외교부가 미국 정부 및 주한미군과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부소장도 이전의 절차와 내용이 합당한지 따져야 한다며 미측 협의와 군 기능 재배치 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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