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EF 출자 희비…프랙시스·프리미어 웃고 MBK 울고

안혜신 기자I 2024.12.30 11:38:55

[큰손들의 한해]①
프랙시스·프리미어, 연이어 자금 조달 선공…펀딩 청신호
JKL도 굵직한 출자사업 따내며 선전
고려아연 사태 MBK, 하반기 줄줄이 탈락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올해 기관투자자(LP)들의 사모펀드(PEF) 출자 사업이 마무리된 가운데 위탁운용사(GP)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올 한해 굵직한 출자사업에서 자금을 끌어모은 프랙시스캐피탈과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두둑한 실탄을 기반으로 어디에 투자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반면 하반기 들어서 연이어 출자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MBK파트너스는 상대적으로 쓸쓸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 굵직한 출자 사업 따낸 프랙시스·프리미어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군인공제회 출자 사업 발표를 마지막으로 올해 LP 출자 사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올해 LP 출자 사업에서 두각을 보인 곳 중 하나는 프랙시스캐피탈이다. 프랙시스는 지난 7월 국민연금 PEF 출자 사업에서 GP로 선정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공무원연금,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을 비롯해 하반기 들어서만 과학기술인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새마을금고 등에서 연이어 출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올해 마지막 출자였던 군인공제회 출자에서도 이름을 올렸다.

프랙시스는 주로 한국 시장 내 미들마켓(Middle Market,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 시장)에서 인수 및 성장 자본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독립 사모펀드 회사로 지난 2013년 설립됐다.

프랙시스 성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투자처가 두산로보틱스다. 지난 2021년 300억원을 투자해 2년 만에 원금의 여섯 배 이상을 회수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2019년 930억원을 투자한 비즈니스온 역시 5년 만에 두 배가량의 차익을 올렸다.

프리미어파트너스 역시 올 한해를 따뜻하게 보내고 있는 운용사 중 하나다. 프리미어는 카페24에 투자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렸으며, 이후 투자한 크래프톤, 메디트 등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밖에 JKL파트너스도 올해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굵직굵직한 LP로부터 출자를 받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운용사로 꼽힌다.

◇ MBK, 고려아연 사태 발목?…하반기 ‘부진’

반면 승승장구하던 MBK파트너스는 하반기 들어서 급격히 반전된 분위기에 직면했다. MBK는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라는 이름값 덕에 늘 출자 사업에서 ‘따놓은 당상’처럼 이름을 올렸던 곳이다. 올해 국민연금 출자 사업에서도 최종 네 곳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하반기 연이어 출자 사업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 과학기술인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출자 사업에 연이어 탈락한 것이다. 군인공제회 출자 사업 최종 명단에서도 MBK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MBK의 탈락 사유 중 하나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전한 후 악화한 이미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말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이나 공제회는 공적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운용사를 선정할 때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려한다”고 에둘러 분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일부 운용사에게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펀딩에 성공하지 못한 중소형사들도 내년을 기약하며 차가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운용사로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대다수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자금 모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내년 펀딩 기회를 노리는 눈치싸움이 더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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