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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더 커진 트럼프 관세…나스닥 0.4% 상승에 그쳐[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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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5.05.30 06:31:02

“대통령 권한 넘어서”…美법원, 트럼프 관세에 제동
美항소법원 “항소 심리기간 일단 관세 유지 결정”
파월, 트럼프와 회동… “금리, 정치와 무관하게 결정"
호실적 기록했던 엔비디아 3.3% 상승..한때 시총1위
국채금리 떨어졌지만…달러 가치는 계속 하락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 국제통상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상호 관세’를 무효화하면서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상승폭을 반납하고 소폭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방 항소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한 대부분의 관세를 무효화한 하급심 판결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트럼프 관세 정책은 계속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졌다.

시장은 트럼프 관세는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더라도 대법원 판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백악관은 다른 수단을 통해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세가 어떤 방식으로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분위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8% 오른 4만2215.73,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 상승한 5912.1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39% 오른 1만9175.87에 거래를 마쳤다.

“대통령 권한 넘어섰다”…美법원, 트럼프 관세에 제동

국제통상법원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활용해 기본·상호관세를 부과한 것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행위라며 해당 관세 명령을 무효로 판결했다. 아울러 같은 법으로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부과된 펜타닐 관세도 무효화가 됐다. 이에 따라 나스닥 지수는 장초반 1.3% 이상 오르며 호조세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이 관세는 그의 통상 정책 변화와 맞물리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 금융시장을 뒤흔든 바 있다. 일부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는 미국의 무역 협상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됐다. 투자 자문사 바이탈 날리지 창립자 애덤 크리사풀리는 이날 고객에 보낸 메모에서 “관세 이슈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추진할 다른 법적 수단들을 가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그가 이를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백악관이 항소와 함께 법원의 판결을 피할 ‘우회로’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역법 122조, 무역법 301조, 무역법232조 등을 활용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관세 조치를 무효화한 법원 판결의 파장을 축소하며, 항소심에서 승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가 아닌 다른 법률을 사용해 관세부과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이 판결이 행정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IEEPA와 관련해 매우 강력한 법적 논리를 갖고 있다”며 “설령 이 법적 근거가 무너지더라도, 우리는 다른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바로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가 곧 관련 대응 수단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무역법 제122조(Section 122)에 따른 관세를 언급했는데, 이는 150일 동안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나바로는 “처음부터 이 조항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유효 기간이 150일로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美항소법원 “항소 심리기간 관세 유지 결정”

장 마감 직전 연방 항소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한 대부분의 관세를 무효화한 하급심 판결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는 상승폭을 더욱 줄였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간략한 명령문을 통해 전날 판결에 대한 효력 정지(stay)를 승인했다. 항소법원이 1심 판결에 대한 본안을 진행하는 동안 전날 판결의 효력은 중지된다.

항소법원은 명령문에서 “국제통상법원이 지난 29일 밤 내린 판결은, 본 법원이 관련 서류를 검토하는 동안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숨 돌릴 시간을 벌었으며,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 체제를 독자적으로 시행할 권한이 있다는 점을 주장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 모든 교역국을 상대로 시행되고 있는 10% 기본관세, 중국을 상대로 부과하고 있는 30% 관세(20% 마약관세+10% 기본관세)는 당분간 유지된다.

파월, 트럼프와 회동… “금리 결정, 정치와 무관하게 이뤄질 것”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드디어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장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면담에서 구체적인 상황은 추후 밝혀지겠지만, 일단 연준의 성명서에서는 파월 의장이 기존과 마찬가지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겠다고 강조한 게 담겨졌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에 대한 자신의 기대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다만 정책 경로는 전적으로 향후 경제 지표와 그에 따른 전망에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신중하고 객관적이며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는 분석에 근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시작 이후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을 향해 기준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는 지난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 트루스소셜에서 “거의 모든 이들이 ‘연준이 금리를 더 빨리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늦는 것으로 유명한 파월’은 또다시 실기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호실적 기록했던 엔비디아, 3.25% 상승

엔비디아 주가는 호실적에 힘입어 장초반 6% 이상 급등했지만, 이내 상승폭을 중이고 3.25%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는 장중 한 때 마이크로소프트를 누르고 시총 1위에 재복귀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이 전년 대비 73% 성장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대중국 수출규제로 중국 매출이 사라졌음에도 인공지능(AI)의 꾸준한 투자로 이를 충분히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메인스트리트리서치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제임스 데머트는 “엔비디아 실적은 단지 이 회사만의 성과가 아니라 전체 증시에 중요한 분수령이다”며 “이는 투자 심리를 다시 끌어올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워싱턴발 관세나 세금 뉴스가 아닌 AI의 잠재력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효율부(DOGE) 업무를 종료하며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는 기대감 등에 테슬라 주가는 2% 이상 오르다 0.43% 상승으로 마감했다.

국채금리 떨어졌지만…달러 가치는 계속 하락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글로벌 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3bp(1bp=0.01%포인트) 빠진 4.426%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에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5.3bp 떨어진 3.939%에 거래를 마쳤다.

법원이 관세를 차단하면서 경제가 호조되고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도하면서 장 시작 전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하지만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가하면서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자 상승세를 반납했다. 노동부는 지난주(5월 18∼2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4000건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만건)를 웃도는 수치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월 11∼17일 주간 191만9천건으로 직전 주보다 2만6000건 늘었다. 이는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세를 타던 달러도 약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54% 하락한 99.34를 기록 중이다. 관세가 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그간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고,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미국 자산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OPEC+ 증산 결정하나…국제유가 1% 이상 하락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90달러(1.46%) 내린 배럴당 60.9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0.75달러(1.16%) 하락한 64.15달러를 기록했다. OPEC+ 주요 8개 회원국이 오는 31일 열리는 회의에서 자발적 감산의 복원(증산)을 재차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유가를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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