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간)실시된 미국 중간선거 이후 워싱턴의 정치·정책 불확실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 직후 판세 분석에서 하원은 민주당의 압승이 확실해졌고 상원은 민주당의 다수당 탈환으로 굳어졌다. 상,하원 싹쓸이 승리이자 다수당 탈환이다. 이에 따라 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행정부와 입법부의 대립, 충돌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 특히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미국 정치 리스크를 상수로 놓고 대비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하다. 선거 전 조사에서 트럼프 국정 지지율은 32%로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무당층의 절반이 트럼프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한다고 답했다. 고물가와 생활비, 관세와 전쟁 등을 둘러싸고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불신과 피로가 작지 않다는 의미다. 문제는 선거 후다.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력이 커질수록 정부와 의회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세제와 정부 지출, AI와 금융 규제, 이민 정책에서 갈등이 커질 수 있다. 공화당이 버틴다 해도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관세와 산업보조금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사라지진 않는다. 미국 국가부채는 이미 40조달러를 넘어섰고 올해 재정적자는 GDP의 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정치 혼란은 미국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재정협상이 꼬이면 국채금리가 흔들리고 달러와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인다. 관세정책이 바뀌면 한국의 자동차·반도체·배터리 기업이 직접 영향을 받는다. AI 규제와 산업보조금, 대중국 통제정책 변화도 한국 기업의 투자와 공급망 전략을 다시 짜게 할 수 있다. 미국 의회에서의 정쟁 하나가 서울의 환율과 금리, 기업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한국은 어느 당이 승리하고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와 대중국 견제라는 큰 흐름이 쉽게 바뀌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정책의 방식과 속도, 의회 협상 과정은 더욱 불규칙해질 수 있다. 정부는 통상·환율·공급망별 비상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기업도 미국 정책 하나만 믿고 투자계획을 짜서는 안 된다.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자 핵심 동맹국이다. 워싱턴 정치가 흔들려도 한국경제까지 함께 흔들리지 않도록 대비하는 게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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