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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과세 유예는 ‘시작’이다[생생확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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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11.05 05: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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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마주한 토머스 제퍼슨의 메시지
“제도 역시 시대 흐름에 발맞춰 진화해야”
비트코인 18번째 생일, 산업으로 커진 시장
중간선거 이후에도 美 디지털자산 속도전
韓 과세 유예 넘어 디지털자산 입법 시급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중간선거 결과를 손에 든 트럼프. 그가 오늘 백악관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럭비공’ 트럼프의 생각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그가 무엇을 보고 있을지는 예측 가능하다. 만약 백악관 중앙에 서 있다면 토머스 제퍼슨을 보고 있을 것이다. 백악관 중앙의 블루룸 창문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게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미 독립선언서 주요 작성자인 제퍼슨 3대 대통령을 기리는 곳이다.

뜬금없이 토머스 제퍼슨을 언급한 것은 제퍼슨 기념관 글귀가 던진 화두 때문이다. 제퍼슨 기념관 안쪽의 벽에는 제퍼슨의 편지가 새겨져 있다. 이는 제퍼슨이 미 건국 초기인 1816년 7월12일에 버지니아주 법학자 새뮤얼 커크랜드에게 보낸 편지다. 제퍼슨이 이 편지를 쓴 직접적인 계기는 버지니아주 헌법을 개정할지에 대한 논의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편지의 일부가 기념관에 새겨진 것은 편지의 메시지가 오늘날 우리에게도 전하는 화두가 있어서다.

주목되는 메시지는 “제도 역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아가야 한다(Institutions must advance also to keep pace with the times)”는 것이다. 제퍼슨은 당시 논쟁이 되던 의회 의석 배분 문제를 넘어 ‘제도개혁’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편지에 이같이 담았다. 핵심은 과거의 낡은 제도에 계속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에 입었던 옷을 성인이 돼서도 계속 입을 순 없다고 지적했다.

미 워싱턴 D.C.에 위치한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Thomas Jefferson Memorial) 내부에는 토머스 제퍼슨 동상과 함께 제퍼슨의 글이 전시돼 있다. 오른쪽 글은 왼쪽 사진의 왼쪽 벽에 쓰여져 있는 제퍼슨의 편지로, “제도 역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사진=최훈길 기자)
미 워싱턴 D.C.에 위치한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Thomas Jefferson Memorial) 내부에는 토머스 제퍼슨 동상과 함께 제퍼슨의 글이 전시돼 있다. 오른쪽 글은 왼쪽 사진의 왼쪽 벽에 쓰여져 있는 제퍼슨의 편지로, “제도 역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사진=최훈길 기자)
제도가 시대 흐름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는 것은 디지털자산 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 31일 비트코인이 이른바 ‘18번째 생일’을 맞은 가운데, 디지털자산 시장은 급성장해왔다. 2010년 미국에서 비트코인 1만개로 피자 2판을 구매했는데, 현재는 비트코인 1개가 1억원을 넘는 시대가 됐다. 특히 내년 1월18일부터는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시행된다. 달러 기반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차원의 제도가 도입되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디지털자산 제도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자산 과세 내용은 비트코인(4일 현 시세 7만6000달러대)이 1만달러에도 못 미칠 때인 6년 전에 만든 ‘낡은 세법’이다. 정부는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정과제인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을 연내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나, 정부안은 현재까지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이는 일본보다도 늦은 결과다. 앞서 일본은 2022년 법 개정에 이어 지난해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시작했고, 올해는 디지털자산을 주식·채권과 같은 금융상품으로 규율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디지털자산 과세 유예는 끝이 아니라 제도화 논의의 ‘시작’이다. 디지털자산 시장을 산업으로 보고 있는 트럼프는 중간선거 이후에도 관련 제도 개선을 계속 추진할 것이다. 이대로 가면 수년 뒤에는 해외 선진국과 우리나라 제도 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과세 유예를 야당에 공식 요청한 더불어민주당이 단순한 날짜 유예를 넘어서는 디지털자산 제도 전반의 개선 출발점을 만들길 바란다. 낡은 세법,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지연으로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는 상황을 계속 바라만 볼수는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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