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정책·사회수용성 얽힌 방폐물 문제, 오직 과학으로 말할 것”[만났습니다]②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강신우 기자I 2026.03.13 05:02:02

백민훈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장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연구분과 신설
“산학연 협력해 연구성과, 기술개발로 연결”
“지속 가능한 원전, 투명성·신뢰 뒷받침돼야”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과학은 과학답게 말해야 합니다. 확정되지 않은 것을 단정해선 안 되고, 성과를 과장해서도 안 됩니다. 대신 진실을 말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백민훈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장은 원전 확대와 고준위 방폐물 논의가 다시 정책 중심에 선 지금, 학회의 역할을 ‘기술적 검증자이자 공론의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그는 “방사성폐기물 문제는 기술과 정책, 사회적 수용성이 복합적으로 얽힌 분야”라며 “학회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명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백민훈(62)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장이 최근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강신우 기자)


백 학회장은 취임과 함께 학회 내 ‘소통위원회’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학회 활동이 학술 발표와 연구 교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언론·정부·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원자력학회 등은 비교적 대외 활동이 활발했지만, 방사성폐기물학회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설명하고 설득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필요하면 팩트체크를 통해 오해를 바로잡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학회는 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함께 고준위 방폐물 관련 지역 순회 설명회를 이어오고 있다. 향후에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방폐물 관련 공개 토론회와 설명회를 확대해 국민과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백 학회장은 “정책을 무조건 지지하는 기관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지원할 것은 지원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지적하는 균형 잡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의 신뢰는 일방적 홍보가 아니라 투명한 정보 공개와 합리적 토론에서 비롯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방사성폐기물학회 운영 방향의 또 다른 축은 산업 생태계 강화다. 현재 학회 회원은 4000명을 넘고 법인 회원도 70여 곳에 이르지만, 방사성폐기물 분야 산업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다.

백 학회장은 “연구 성과가 논문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실물화·사업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산학연 협력 체계를 강화해 산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기술 개발로 연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용후핵연료 처리 및 재활용 연구분과’를 신설했다. 재처리·재활용 기술, 정책 동향, 국제 협력 이슈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조직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자로 확대에 따라 사용후핵연료의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백 학회장은 연구자의 자세에 대해서도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아직 연구 중인 사안을 확정된 사실처럼 말해선 안 되고 성과를 과대 포장해서도 안 된다. 서로 다른 전문가들이 다른 이야기를 하면 국민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고 했다. 이어 “진실을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 위험한 것은 위험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백 학회장은 “미래 세대가 방폐물 문제를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과학적 사실로 이해하도록 돕는 것도 학회의 책임”이라며 “세대 간 인식 차이를 좁히고 장기적 관점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책이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하더라도 학회는 정치적 입장이 아닌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백 학회장은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원자력발전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투명성과 신뢰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폐물 문제 해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라며 “학회가 그 중심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