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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책꽂이]접경지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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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연 기자I 2026.10.28 05: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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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대(제럴드 머네인|148쪽|문학동네)

평생 호주를 떠난 적 없는 작가가 2021년 은퇴를 고한 뒤 내놓은 자전적 장편소설이다. 여생을 보내기로 한 접경지대의 작은 마을로 떠나는 노작가는 책 대부분을 처분하고 TV도 컴퓨터도 없이 낡은 라디오 하나만 챙긴다. 그곳에서 그는 신앙을 잃은 경험과 평생 마음에 쌓인 이미지의 역사를 기록한다. 우리 삶을 이루는 것은 실제가 아니라 각자의 이미지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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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더(강윤희|272쪽|나이스에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우리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오간다. 서른다섯 살 자폐 아들을 둔 저자는 35년의 돌봄 기록으로 그 오랜 질문에 답한다. ‘왜 저런 행동을 할까’에서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로 질문이 바뀌는 동안 가족은 아이를 세상에 맞추기보다 그의 세상에서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 성년후견과 부모 이후의 돌봄 문제도 숨김없이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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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사전 2(홍성윤|440쪽|인플루엔셜)

셔츠 뒤에 달린 작은 고리, 수건 가장자리에 둘러진 줄, 중국요리 집에서 만나는 깊고 납작한 숟가락. 늘 곁에 있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 없는 것들이다. 경제지 기자인 저자는 모자 위 둥근 단추 스쿼치의 유래부터 방화문에 설치하는 패닉바 탄생에 얽힌 비극까지 사물의 진짜 이름과 속사정을 파헤친다.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지나치던 것을 들여다보는 태도에서 교양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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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를 사지 못해서(윤보인|416쪽|민음사)

경매 수업을 듣고 임장을 다니는 사람, 갭투자로 아파트를 사 모으는 사람, 출소하자마자 재개발 구역을 기웃거리는 사람. 한국 문학이 집을 갖지 못한 자의 이야기를 많이 그려온 것과 달리, 이 소설의 인물들은 피해자도 구경꾼도 아닌 판 안의 선수들이다. 저자는 이들을 단죄하지도 동정하지도 않고 그 셈법을 그들의 언어로 들려준다. 망해도 다시 등기부등본을 펼치는 사람들의 단편 10편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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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주의자 공자(권재현|212쪽|은행나무)

조선시대 주자학의 영향 아래서 공자는 신분 질서를 옹호한 보수주의자로 읽혔다. 하지만 저자는 기존 해석의 틀을 벗어던지고 혈통에 의한 통치를 거부한 채 왕 없는 나라를 상상한 혁명가로 그를 다시 세운다.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17세에 고아가 되고 55세에 조국 노나라를 떠나 14년을 떠돈 그를 대륙의 돈키호테라 부른다. ‘논어’를 공화주의의 관점에서 다시 읽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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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IP(윤송이|272쪽|동아시아)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에 투자한 돈은 약 250억 원, 이 작품이 만든 경제적 가치는 그 40배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저자는 흥행작 뒤편에서 돈과 권리가 어디로 흐르는지 묻는다. 저작권과 부가사업 권리를 지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견주며 같은 성공도 제작 생태계에 남기는 것이 다르다고 짚는다. 콘텐츠는 쓰면 사라지는 비용이고 지식재산권(IP)은 자산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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