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자동차 코로나
1960~1970년대 풍미한 세단
토요타와 기술 제휴…인천서 생산
판매 중단 이후 회사 분리 매각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어느새 봄이 다가온 모양입니다.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따뜻해졌습니다. 햇볕도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봄날같은 드라마가 최근 인기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중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인데요. 지난 7일부터 4회씩, 매주 금요일마다 공개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1막에서는 1960~1970년대, 제주의 봄을 배경으로 빛나는 아이유와 박보검의 로맨스가 등장했는데요.
 |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과 신진 코로나 순찰차 (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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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배경인 만큼 오래된 차가 많이 등장하는 것이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띈 차가 있습니다. 바로 순찰차인데요, ‘저 멋진(?) 순찰차는 뭐지?’ 싶은 순간이 있으셨을 테죠.
 |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 등장한 신진 코로나 순찰차. (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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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동차는 바로 신진자동차가 만든 ‘코로나’ 입니다. 제조사 이름도 차량 이름도 낯선 분도 계실 텐데요. 원래 코로나는 일본 토요타의 중형 세단입니다. 기술 제휴를 맺고 부품을 들여와 한국에서 조립, 판매한 곳이 신진자동차이고요.
신진자동차는 지난 1955년 설립된 한국 자동차 제조사입니다. 지난 1960~1970년대를 풍미한 ‘역대급’ 차를 대거 출시한 바 있습니다. 신진자동차의 첫 번째 차는 버스였는데, 이후 일본 토요타와 기술 제휴를 맺고 난 뒤에는 코로나를 비롯해 크라운, 퍼블리카 등 승용차를 생산했습니다.
 | 신진자동차 코로나. (사진=GM 한국사업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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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헤드램프와 그릴을 사각형 테두리가 감싸고, 각진 차체는 콤팩트하면서도 클래식한 맛을 더합니다. 긴 후면 오버행에 더해 격자무늬 테일램프까지 정중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유선형 실루엣이 드러나기도 해, 현대적인 멋도 살렸습니다.
신진 코로나는 1966년 처음 출시됐습니다. 이후 한국 완성차 시장을 거의 ‘점령’하다시피 했는데요, 1960년대와 1970년대를 풍미한 차라고 하죠.
하지만 코로나는 1960년대 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중국 진출을 노린 토요타가 신진자동차와 제휴를 끊으면서 더 이상 차를 생산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 신진 코로나 광고. (사진=건국대 모빌리티인문학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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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신진자동차는 생산 중단과 재무 부실 등 여러 이유로 경영난을 겪다 산업은행 관리 하에 넘어가고 맙니다. 이후 새한자동차, 거화자동차 등으로 나뉘어 버렸죠. 새한자동차는 이후 대우자동차로, 거화자동차는 쌍용자동차로 다시 변화하게 됐고요.
 | 신진자동차 부평공장 전경. (사진=한국정책방송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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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자동차 부평공장 전경. (사진=한국정책방송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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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코로나가 생산됐던 공장은 인천 부평에 있는 공장인데요, 맞습니다. GM 한국사업장 부평공장 자리에서 만들어진 것이죠.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아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덕분에 다사다난했던 한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새삼 돌아보게 됐습니다.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킨 우리나라 자동차 공장을, 그리고 그 곳에서 일해온 근로자들을 생각해봅니다. 드라마 제목처럼, 한국 자동차 산업은 ‘폭싹 속았수다’(정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