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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과징금 1000억 토해낸 공정위…승소율 92%인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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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렬 기자I 2026.08.25 05: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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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까지 패소 환급금 1070억 돌파
'이자' 환급가산금만 5.4억 지급
과징금 상향에 소송전 격화·환급 폭증 우려↑
"과징금 기준 연구 부족…사회적 비용 증가 초래"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기업에 돌려준 과징금이 7개월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일부 사건에서 위법 행위 자체는 인정받고도 과징금 산정 방식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일단 돌려줘야 하는 금액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공정위가 최근 과징금 부과 기준을 잇따라 높이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불복 소송에 따른 환급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재 수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조사 단계부터 법리와 과징금 산정 근거를 더욱 촘촘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과징금 환급 과정 발생 비용 ‘국고 부담’

24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공정위가 기업에 돌려준 순환급액은 1070억 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행정소송 패소에 따른 환급과징금이다.

이는 최근 수년간의 연간 환급 규모를 불과 반년 남짓한 기간에 뛰어넘은 수치다. 공정위의 연도별 과징금 순환급액은 2022년 880억 8100만원을 기록한 뒤, 2023년(555억 200만원) 줄었다가 2024년(974억 8800만원) 다시 늘었다. 2025년에는 698억 4400만원을 기록했다.

공정위의 소송 승소율은 높은 편이다. 공정위는 최근 5년간 확정판결 건수 기준 승소율이 92.2%에 달한다고 밝혀 왔다. 지난해 확정된 행정소송 117건을 살펴보면 공정위가 전부 승소한 사건은 104건(88.9%) 수준이다. 일부 승소 6건을 더하면 승소율은 94%에 이른다.

문제는 위법 행위가 인정돼 일부 승소하더라도 과징금 산정 방식 등에 문제가 있으면 부과액을 돌려준 뒤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올해 순환급액 가운데 909억5800만원은 일부 패소 사건과 관련해 과징금을 재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위법 행위 자체는 인정했지만 과징금 산정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사건으로, 재산정 후 과징금을 다시 부과하면 최종적인 환급 규모는 현재보다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과징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국고 부담으로 남는다.

공정위는 처분 취소 등에 따라 과징금을 환급하면서 이자 성격의 환급가산금으로 올해 들어서만 5억4000만원을 지급했다.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지급된 환급가산금은 500억원을 웃돈다. 과징금 산정의 정교함이 떨어질 경우 불필요한 이자 비용뿐 아니라 과징금을 다시 계산하고 부과하는 데 행정력까지 투입해야 하는 셈이다.

과징금 산정 근거 정교하게 다듬어야

공정위가 최근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과징금 부과의 법적·경제적 근거를 강화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담합 부과기준율 하한을 기존 0.5%에서 10%로 20배 올리고 사익편취 과징금 상한을 최대 300%로 높이는 과징금 체계를 새로 도입했다. 하도급, 가맹, 대리점 분야의 과징금 기준도 강화했다.

과징금 액수가 커질수록 기업들의 불복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과징금 부과 기준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조사 초기부터 위법성 판단과 경제분석, 과징금 산정 근거를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재한 한국경쟁법학회장(영남대 교수)은 “과징금 액수가 높아지면 기업 입장에서는 법률적으로 강하게 다투려 할 가능성이 크다”며 “법적 대응이 늘어나면서 행정소송과 공정위 패소 사건도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 소송 비용 등 사회적 비용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이 용인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에 대한 충분한 연구 없이 너무 급하게 과징금을 올려버린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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