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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클래식 스승 정진우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향년 97세

김보영 기자I 2025.01.26 17:51:02

피아니스트·교육자…김석·신수정 명예교수 등이 제자
2020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선정도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클래식계의 스승으로 불리는 원로 피아니스트 정진우 서울대 명예교수가 26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원로 피아니스트 고 정진우 서울대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유족제공)
정 교수의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정오쯤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28년 평양에서 출생했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에 관심이 많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1945년 평양의학전문학교를 다녔다. 월남 후에도 경성의학전문학교(현 서울대 의과대학)에 입학해 의사의 길을 먼저 걸었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군의관으로 참여한 그는 당시 동상에 걸려 발가락을 절단하는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 피아니스트의 삶을 본격 살게 된다. 의대에 다니면서도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고인은 1952년 제대 직후 피난지였던 부산에서 처음 독주회를 열었다. 이후 서울대, 이화여대, 서울예고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주 활동에 전념했다. 1957년에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도 떠났다.

유학 후 1959년 귀국해 서울대 음대에서 본격적으로 제자들을 양성했다. 이후 1993년 정년 퇴임까지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제자들을 길렀다. 김석 경희대 명예교수부터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 김용배 추계예대 교수, 강충모 등 한국 클래식을 이끈 주요 피아니스트들이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

고인의 아흔 번째 생일에는 90명의 제자들이 꾸미는 기념 음악회도 열렸다.

후학 양성 외에도 클래식계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힘썼다. 그는 한국쇼팽협회, 한국베토벤협회를 창립했고 월간 ‘피아노음악’ 잡지를 창간해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러시아, 스페인, 일본, 대만 등 해외 유수 콩쿠르 심사위원에도 위촉돼 한국 클래식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고인은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에 선정됐다. 또 서울시 문화상, 대한문화훈장, 성정예술인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발인은 28일,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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