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통합’ 공감 속 당내 갈등 여전…이재명 ‘확장력’ 시험대

황병서 기자I 2025.02.01 09:01:00

‘尹 탄핵’ 가능성 속 조기 대선 ‘솔솔’
차기 유력 주자 李, 중도층 공략 위해선 확장력 주목
당내 ‘통합’·‘포용’ 화두…文의 성공·실패 선거 사례
李 최근 행보 “중도·보수층 공략 위한 전략적 접근”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확장력’이란 시험대에 섰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 속에서 ‘통합’·‘포용’의 중요성를 놓고 공감대를 이룬 가운데, 이 대표가 ‘일극 체제’란 지적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친노의 적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나 김부겸 전 총리 등과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강성 친명계(친 이재명) 의원 등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통합’ 의지 드러낸 李…비명계 갈등 봉합 ‘주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후 당내 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최근 일극 체제 비판과 관련해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들을 과도하게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정국 아래 여권과 맞서는 상황에서 친명계와 비명계(반 이재명)의 계파 갈등이 재점화하지 않도록 당내 통합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회의에서 “당에는 다양성이 존재해야 한다”면서 비명계 인사들의 발언을 두고 “(친명계) 의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지금 같은 대회전의 시기에는 다양성이 더 필요하다”며 “이런 다양성이 분출돼야 당에 역동성이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명계 의원들의 발언을) 일방통행 하듯이 막아서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이들이 자유롭게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존중해줘야 한다”고 거듭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 간에도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통합, 화합과 관련) 여러 말씀을 주셨다”면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대선이란 것이 당연히 그런 다른 의견들이 오히려 필요한 시기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견들이 나오는 것이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이어 “‘우리가 잘 토론하고 토의하면 되지 않겠는가’라는 의견을 많이들 내주셨다”면서 “그래서 ‘그런 다양한 의견들을 잘 수렴하고 서로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서로 배척할 필요는 없다’라고 당 지도부 의견을 나눴고 기조도 그렇게 잡아서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 사안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잘 수렴할 필요가 있으며, 서로 배제할 필요가 없다는 당 지도부의 의견이 있었다. 당의 기조도 그렇게 잡아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 차기 유력 주자 李…중도층 공략 위해선 포용력 ‘관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표가 당내 확장력 시험대에 선 것은 그가 당내 차기 유력 주자로 꼽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탄핵 인용이 되면 그로부터 60일 이내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어서 당내 경선이 불가피하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차기 지도자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대표에게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역할이 부여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문제는 이 대표가 대선 국면에서 중도층을 흡수할 만큼의 확장력을 가졌는가란 점이다. 대선은 집토끼만 잘 지켜도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총선과 달리 중도층을 공략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선거로 평가받는다. 그렇기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0.7%p(포인트) 차이로 낙선한 이 대표에게는 중도층 공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비명계가 대선 국면에서 제대로 도왔는지를 두고 비판이 오간 바 있어 이들의 협력 등을 구한 일은 중도층 표심 공략을 위해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일단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당내 통합과 관련한 중요한 발언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통합이란 공감대를 어떤 행동 방식으로 보여질 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문 전 대통령이 당내 통합과 관련한 메시지를 낸 것은 2012년과 2017년 대선 과정의 성공·실패의 경험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는 문 전 대통령이 2012년 대선 과정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유로 유약한 결단력과 계파 패권주의 등을 꼽은 바 있다. 반면에 문 전 대통령은 5년 뒤 탄핵 심판 과정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용광로 선대위를 강조하며,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으면 누구라도 좌시하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경고하는 등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이재명 대표가 최근 통합 메시지를 내놓고 기본소득을 철회하는 것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중도, 보수까지 확장성을 넓혀야 할 필요성을 체감하며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간 선거 국면 과정에서 계파 간의 쌓인 감정 때문에 강성 발언이 오가고 있지만, 선거 국면에 돌입할수록 당내 분란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판단하게 돼 당내 갈등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