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도 '부익부 빈익빈'…대규모·몰링형만 독주

경계영 기자I 2025.01.05 14:34:07

5대 백화점 68개점 2024년 매출액 보니
'3조' 신세계강남·롯데잠실, 나란히 1·2위
1~10위 모두 매출액↑ vs 이외 58개 중 10개만 성장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지난해 매출액(거래액)에서 백화점의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물가 장기화와 내수 침체 속에서도 상위 10개 점포는 성장세를 나타내며 연 1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점포 대부분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 3년 만에 매출액 상위 10위권에 진입하며 쇼핑에 휴식을 더한 몰링(malling)형 백화점이 대세임을 입증했다.

2024년 매출액 1위를 차지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
◇‘2위’ 신세계, ‘1위’ 롯데 바짝 추격

5일 업계에 따르면 5대 백화점 68개 지점 가운데 2024년 백화점 매출액 1·2위로 신세계(004170)백화점 강남점(3조 3270억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3조 550억원)이 올랐다. 특히 롯데 잠실은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이 10.8%로 68개 점포 가운데 유일하게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첫 3조원 고지를 밟았다.

매출액 2조원대 백화점은 신세계 센텀시티점(2조 1080억원)과 롯데 본점(2조 600억원) 두 군데였다. 1조원대 백화점은 △현대백화점(069960) 판교점(1조 7310억원) △신세계 대구점(1조 5740억원) △현대 무역센터점(1조 2660억원) △신세계 본점(1조 2140억원) △현대 본점(1조 2020억원) △더현대 서울(1조 1990억원) △롯데 부산본점(1조 1850억원)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1조 1730억원) 등 8곳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10위권 내 백화점별 점포 개수를 보면 현대는 4개로 전년보다 1개 늘어난 반면, 롯데는 1개가 줄면서 2개에 그쳤다. 신세계는 4개로 전년과 같았다.

백화점별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롯데가 총 13조 8280억원으로 34.8%를 차지했다. 신세계는 매출 12조 6150억원, 점유율 31.7%로 집계됐다. 롯데와 신세계 간 점유율 차이는 2021년 6.3%포인트→2022년 5.4%포인트→2023년 3.8%포인트→2024년 3.1%포인트로 계속 좁혀지는 추세다. 현대 점유율은 23.8%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마산점을 비롯해 저성과 점포 정리를 마치면 신세계가 백화점 시장에서의 점유율 1위를 따라잡는 시점이 더욱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업계, 분홍색 표시는 순위가 전년보다 상향된 점포.
◇외형 성장, 상위권에 쏠림…몰링형 ‘더현대 서울’ 첫 10위

지난해 외형 성장은 상위 점포에 쏠렸다. 68개 점포 가운데 20개 점포만 매출액이 증가했는데, 1~10위 점포 모두 매출액이 늘어나는 동안 나머지 58개 점포 가운데 외형 성장한 점포는 10개에 불과했다. 특히 수도권 백화점 위주로 매출액이 늘었다. 상위 10위권 점포 가운데 신세계 센텀시티·대구 등 2개만 비수도권이었을 뿐이었다. 비수도권 점포의 경우 거점이 될 만큼 대규모여야 살아남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신세계 센텀시티는 롯데본점을 제치고 비수도권 점포 처음으로 3위에 안착했다. 신세계 대구(5.1%)·신세계 아트앤드사이언스(2.5%)·롯데 창원점(1.4%) 등 지역 내 거점이라 할 만한 백화점도 매출액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도권 점포의 경우 거점이 될 만한 점포 한 개 정도만 살아남는 분위기”라며 “매장이 어느 정도 규모가 있으면서도 되는 매장만 (장사가) 된다”고 전했다.

쇼핑뿐 아니라 체험·휴식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한 복합쇼핑몰, 즉 몰링형 백화점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몰링형 백화점의 대표격인 더현대 서울이 개점 3년 만에 매출액 10위권에 포함됐고, 더현대 대구도 매출액이 1.4% 늘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이제 몰링 역할까지 겸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비수도권 점포는 지역 자체가 지방 소멸 등으로 활력이 떨어지는 데다 규모도 중소형이 대부분이어서 트렌드를 따라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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