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에서 폭스바겐그룹을 앞서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톱2’ 위상을 굳혔다.
폭스바겐그룹이 비효율을 방치한 채 뚜렷한 혁신 전략을 내놓지 못하는 동안 우리 자동차 산업계는 부단한 혁신을 거듭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자동차 산업에 30년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 거북이가 마침내 토끼를 앞지른 셈이다.
그런데 이제 거북이가 발걸음을 늦추려는 모양새다. 최근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파업 모드에 돌입했고, 기아 노조도 5년 만의 파업에 시동을 걸었다. 이 같은 하투 열기는 계열사와 부품업계 전반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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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30년까지 모델 라인업을 절반으로 줄이고 생산 규모를 축소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내놨다. “현재 계획만으로 충분치 않다.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CFO의 발언에서는 독기마저 풀풀 풍긴다.
이런 토끼를 본 거북이라면 당장 신발끈을 바짝 조여야겠지만 정작 그 신발끈조차 손대기 어려운 처지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사업 재편과 미래 투자까지 건건이 노조의 허락을 구해야 할 판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이라는 최고급 러닝화 한짝도 어렵게 얻었건만, 하청 노조까지 신기술 도입에 우려를 표하며 교섭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우화에서 거북이의 경쟁 상대는 토끼 한 마리뿐이지만 현실의 경주가 그렇게 녹록할 리 없다. 테슬라와 BYD를 비롯한 신종 거북이들의 약진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느리지만 끈질긴 거북이와 빠르고 영악한 토끼의 장점만 골라서 취한 변종 유전자를 타고난 듯하다.
우리 자동차 산업은 끈기와 노력으로 자만한 토끼를 따돌렸지만 이 처지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우화 속 경주에서 패배한 토끼는 자존심이 조금 상하고 말았겠으나, 산업 경쟁에서 패배한 대가는 이보다 훨씬 혹독하다. ‘방심하지 말라’ 뻔한 우화가 건네는 뻔한 교훈을 지금이야말로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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