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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3일 국무회의가 대표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거래 사건의 제재 실효성과 고발·처벌 구조를 문제 삼자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제도 개선 방안을 설명했다. 이어 설탕 담합 사건은 같은 달 11일 전원회의에서 심의한다고 보고하면서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최대한 엄중하게 경종을 울리는 그런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심의 전에 처리 방향을 밝힌 것이다.
공정위는 이후 심의를 거쳐 같은 달 12일 제당 3사에 잠정적으로 총 4083억1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 발언이 제재 규모를 결정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지만 제재의 타당성과 별개로 심판을 맡은 위원장이 결론의 방향을 미리 드러낸 것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대통령이 언급한 사건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위원장이 제재 강화를 주도하는 경우가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전직 공정위 비상임위원은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사건의 경우 심의할 때 위원장이 제재 수위를 올리기 위해 위원들을 수차례 설득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6월 2일 국무회의에서는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이 JTBC·MBN 재승인 절차를 설명한 뒤 이 대통령이 일부 방송의 편파성과 제재 여부를 물었다. 김 위원장이 방송심의 제재가 누적되면 재허가·재승인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어떤 제재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바가 없다”며 제재를 강하게 해야한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여러 환경 때문에 엄격하고 공정한 질서 확립에 있어 미흡한 면이 없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두 방송사를 편파 방송의 당사자로 지목하거나 재승인 여부를 지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재승인 절차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제재가 미흡하다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지면 심사기관과 대상 사업자 모두 이를 향후 심사의 신호로 받아들일 여는 상황이다. 명시적인 지시 없이도 대통령의 문제의식이 판단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위원장의 개별사건과 결부된 국무회의 참석을 배제하는 등 대통령의 정책 감독과 위원회의 사건 판단 사이에 경계를 세우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재 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하는 것과 심의를 앞둔 사건의 처리 방향을 확인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는 지적이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무회의에서도 아직 심리 중이거나 조사 중인 사건의 언급은 서로 피하는 게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위원장이 판단을 미리 드러냈다면 “본인이 그 사건 심리에 관여하지 않는 게 공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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