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성공무원도 숙직 선다…"남녀공무원 형평 도모"

서울 시청광장. (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서울시가 내년부터는 남성공무원에게만 실시했던 숙직을 여성공무원에게도 실시한다. 남녀 공무원들의 형평을 도모하고 당직 업무에서 남녀 구분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에 따른 조치다.

서울시는 29일 “남성공무원에게만 실시했던 숙직을 여성공무원에게도 포함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내년 이후 본청부터 본격 시행한다”며 “본청은 12월 이전에 당직실 휴식공간을 남녀 구분해 조성 완료하고 이외 여성공무원 숙직 포함 시행 준비를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청에서는 올 12월부터 주 2회 시범운영한 뒤 내년부터 본격 시행하고 사업소 등 관련 기관들은 내년 4월 이후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개선안은 여성공무원 비율이 40%까지 올라 남녀 간 당직 주기 격차가 심해지면서 당직 업무에서의 남녀 구분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무원들의 당직은 주말 및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일직과 평일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9시까지 근무하는 숙직으로 나뉘어 있다. 현재 일직은 여성공무원이 맡고 숙직은 남성공무원이 맡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청에서는 남성 9개월·여성 15개월, 사업소에서는 남성 40일·여성 63일로 남녀 간 당직 주기 격차가 1.7배까지 벌어지면서 남성 공무원의 업무수행과 개인생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하에 따르면 참여인원의 63%(남성 66%·여성 53%)가 여성공무원 숙직 포함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 인원은 일직과 숙직을 합쳐 남녀 혼합방식으로 구성하고 업무는 남녀 구분 없이 배정한다. 다만 제도 시행에 따른 근무자의 안전 및 육아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추진한다. 먼저 남녀 구분 없이 당직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되 남녀 구분이 불가피한 업무가 포함된 경우에는 남녀 혼합 당직인원을 구성하거나 방호직·공공안전관 등과 협조체계를 마련한다.

또 인적이 드물거나 야심해 안전 위협 요인이 있는 시간·장소에서 청사 밖 순찰 등 대면 접촉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경우에는 본청 및 사업소별 방호직·공공안전관·외부용역업체 등과 긴급연락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다만 당직근무 제외대상자를 만 5세 이하 양육자, 한부모 가구의 미성년자 양육자까지 확대해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기존에는 임신 중 또는 출산 1년 미만 직원만 제외했다.

황인식 서울시 행정국장은 “당직 업무의 효율적인 운영 못지 않게 남녀 형평성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장애요소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안정적으로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