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애널리스트들이 넋 놓고 과거 전성기 시절을 그리워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에 애널리스트 업계에서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출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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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럴 때일수록 리서치 자료의 품질이 중요하다”며 “명쾌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정교한 분석이 더해진 보고서가 투자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KTB투자증권의 움직임은 돋보인다. KTB투자증권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삼성자산운용 리서치헤드 등을 거친 1세대 이코노미스트 김한진 박사를 최근 수석 연구위원으로 영입했다. 수십 년간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김 박사가 글로벌 경제 전망과 투자 전략 분야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2일 그가 이직 후 처음으로 낸 보고서는 51페이지에 달하는 긴 분량으로, 글로벌 경제 전망과 관련해 그가 핵심포인트로 짚은 부분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역시 베테랑 이코노미스트의 보고서답다는 호평이 증권가 안팎에서 나왔다.
보고서의 품질 향상이 단순한 고객 만족에서 나아가 보고서의 유료화와 좀 더 자유로운 투자의견 개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소수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리포트를 배포하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서슴없이 매도의견을 내는 것처럼 국내 증권사들도 고품질의 보고서를 유료로 제공하면서 남들 눈치 덜 보고 쓴소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일각에선 아예 이번 기회에 리서치센터 스스로 거품 빼기에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증권사 규모와 상관없이 소위 잘 나가는 대형 섹터나 종목에 천편일률적으로 인력을 배치하기보다는 타사와 차별화되는 분야에 인력을 재배치하는 한편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의 인력은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16년 차 한 증권사 팀장급 애널리스트는 “2000개 가까운 상장사 중에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담당하는 종목은 불과 200개 정도에 불과하다”며 “그것도 IT와 자동차 등 일부 돈이 되는 업종에 국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효율성을 고려한 인력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며 “불황 장기화의 대응 차원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스스로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