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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직계 가족·체니 등 선제적 사면…트럼프 보복 우려

김윤지 기자I 2025.01.21 09:28:13

앤서니 전 소장·밀리 전 의장 등 포함
트럼프와 대립각, 각종 발언 폭로하기도
“자신의 일을 했을 뿐, 위협에 시달려”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퇴임일인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보복 대상’으로 삼은 자신의 직계 가족과 리즈 체니 전 공화당 의원 등에 대한 ‘선제적 사면’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20일(현지시간) 제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전임 대통령이 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인 이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백악관 수석 의료 고문을 지낸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2021년 1월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국회 의사당 난입 사건 진상 조사에 참여한 체니 전 의원을 포함한 전현직 의원들 등에 대해 선제적 사면을 단행했다.

선제적 사면은 기소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보복성 기소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공무원은 우리 민주주의의 생명선”이라면서 “이들 중 일부가 자신의 일을 한다는 이유로 위협과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겪었던 인물들이다. 체니 전 의원은 미국 공화당 내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다. 그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육군 참모총장, 합참 의장 등을 지낸 밀리 전 의장은 정권이 바뀌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고, 회고록 등으로 재임 시절 발언을 폭로했다. 파우치 전 소장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 5명도 선제적 사면 명단에 올렸다. 자신의 남동생인 제임스 B. 바이든 부부, 여동생인 발레리 바이든 오웬스 부부, 남동생인 프란시스 W. 바이든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가족은 오로지 나를 해치려는 욕망에서 비롯된 끊임없는 공격과 위협에 시달려왔다”며 “불행히도, 나는 이 공격이 끝날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취임 선서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체니 전 의원과 밀리 전 합참의장의 선제적 사면 소식에 “매우 나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사면한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 가족의 선제적 사면에 대해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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