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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만은 막자”…서부지법 몰려든 尹지지자들, 일대 ‘혼란’

김형환 기자I 2025.01.18 11:36:15

법원 정문 앞 막던 지지자들, 강제 해산
尹 직접 출석 소식에 지지자들 동요도
교통체증·좁아진 보행로 등에 주민 ‘분통’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서부지법 앞에 구속영장 집행을 규탄하는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서부지법 앞 대(大)자로 누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당직판사의 출근을 막기 위한 단체행동을 했지만 경찰에 의해 진압됐다. 점점 많아지는 지지자 인파에 교통체증 등 일대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리는 18일 서울서부지법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18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앞은 전날부터 밤을 새워 이곳을 지킨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가득했다. 서울서부지법 앞에는 스크럼을 짜고 진입을 통제하려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1인 시위를 주장하며 “대통령을 석방하라”, “위조공문 불법침입”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었다. 여기에 이를 중계하려는 극우 유튜버까지 몰려 혼란을 더했다.

경찰은 집회 금지 장소인 서울서부지법 정문 앞을 막고 서 있는 이들에 대해 수차례 해산명령했다. 경찰의 경고에도 이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자 강제로 해산 절차에 들어갔다. 한 남성은 경찰의 강제해산에 항의하며 경찰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지자들은 경찰이 평화 집회를 방해한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중국 경찰”, “윤 대통령이 무죄나오면 너희들 모두 감옥행” 등을 외치며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해산 과정에서 고통을 호소하며 구급대에 의해 이송되기도 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구속만은 막아야 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눈물을 훔치며 기도를 하던 박모(76)씨는 “경찰이 지켜야 할 시민들에게 폭력을 쓰고 일국의 대통령을 끌어내려 한다”며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우리가 그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어제 밤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있던 A씨 역시 “평화시위를 통해 대통령께 우리의 뜻을 전하고 응원하고자 오전 일찍 여기 찾아왔다”며 “공수처와 경찰에 의해 나라가 개판났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들이 동요했다. 한 지지자는 “우리가 대통령님께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한 지지자는 법원을 향해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춰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 주변을 메우며 일대는 혼란스러웠다. 경찰버스 등이 차로를 막으며 일대 교통혼잡이 벌어졌고 통행로가 좁아지며 이동하는 주민들과 지지자들 간의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보행자는 “왜 여기 보행로에서 이러냐”고 불만을 터트렸고 이에 한 지지자가 반발하며 언쟁이 이어졌다.

한편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당직법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오후 2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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